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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투쟁의 상징 남아공 소년 위독

중앙일보

입력

"키스나 포옹, 그리고 악수를 해도 에이즈에 감염되지 않습니다. 에이즈 환자도 걷고 말하는 정상적인 인간입니다"

작년 7월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3차 국제에이즈회의에서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없애 달라고 절규한 남아공의 11살짜리 소년 은코시 존슨은 요하네스버그의 집에서 이제 말도 못하고 음식도 먹지 못한채 죽어가고 있다.

에이즈 바이러스가 뇌 기능을 손상시켜 지난주 쓰러진후 꼼짝 못하고 침대에 누워 언제 깨어날지 모른다.

어머니가 에이즈 환자여서 태어날때부터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은코시는 일반인들의 에이즈 편견과 환자들의 수치심을 없애는데 길지 않은 평생을 바친 에이즈 투쟁의 상징.

2살때부터 양어머니밑에서 자란 은코시가 에이즈 투쟁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은 공립초등학교 입학때인 7살때였다.

양어머니 게일 존슨이 아들의 에이즈 감염사실을 입학원서에 밝히자 학교는 그의 입학을 허락하지 않았다.

전체 인구의 10%에 달하는 약 420만명이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로 추정되는 남아공에선 에이즈 감염추정 환자는 가족들로부터도 따돌림을 당하고 공동체에서 쫓겨나기도 한 것이 당시 현실이었다.

학부모 및 학교당국과의 투쟁끝에 1학기후에 은코시의 입학이 허용되고 별다른 문제없이 학교에 다니자 일반인들의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은코시의 입학투쟁에는 지난 80년대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법정소송을 통해 입학을 허용받은 라이언 화이트가 귀감이 됐다. 화이트는 18살이던 90년 죽었다.

은코시는 입학이후 전국을 돌면서 수많은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에이즈 환자들에게 수치심을 털고 투병에 나서도록 희망을 줬고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데 크게 기여했다.

은코시의 위독사실이 알려지자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은 10일 성명에서 큰 우려를 표시하고 은코시는 이 지독한 에이즈에 욤감하게 맞서 싸온 투쟁의 상징이라고 극찬했다. (요하네스버그< 남아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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