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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트한자 21% 대한항공 4.4%, 각국 정부지원율 ‘하늘과 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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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 정부의 항공산업 지원 규모가 해외 주요국에 비해 작다는 분석이 나왔다.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하늘길이 막히면서 생사기로에 놓여있다.

싱가포르항공 15.6조 지원받아 #한국은 7개사 합쳐도 3.2조 그쳐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 정부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 항공사 자산 대비 평균 20% 안팎의 금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에어프랑스에 70억 유로(약 9조5000억원)를 지원하는데, 이는 에어프랑스 자산의 22.8%에 해당한다. 독일 정부 역시 루프트한자에 회사 자산의 21.1%에 해당하는 90억 유로(약 12조원)를 지원한다. 싱가포르항공의 경우 자산의 42.6%에 달하는 130억 달러(약 15조6000억원)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주요 항공사 자산대비 지원 비율 비교

주요 항공사 자산대비 지원 비율 비교

반면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내 최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은 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 자산(27조141억원) 대비 4.4%에 그친다. 지원 실적이 있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티웨이항공 등 7개사에 지원한 금액을 모두 합쳐도 이들 자산의 7.1% 수준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올해 글로벌 항공 여객 수요가 전년 대비 최대 7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글로벌 항공업계가 보는 순손실이 843억 달러(약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 역시 지난 5월 국제선 여객실적이 지난해 같은 달 보다 98.2% 감소했고, 전체 여객 실적도 80.3% 줄었다.

각국 정부는 항공분야가 국가 기간산업이며 대규모 고용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50억 달러(약 30조4000억원) 규모의 ‘여객항공사 임금지원프로그램(PSP)’을 마련해 항공업계 일자리 지키기에 나섰다. 아메리칸·델타유나이티드·사우스웨스트·알래스카·제트블루 등 미국 6개 항공사에 213억 달러(약 26조원)를 지원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지원 규모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에 2조9000억원, 저비용항공사(LCC)에 3000억원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주요국은 항공산업이 중요 기간산업이라는 인식 아래 최우선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도 기간산업안정기금, 채권매입기구 등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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