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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성용 영입’ 숙제 받아든 FC서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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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인천을 잡고 5연패에서 탈출한 서울의 최용수 감독. 서울은 축구대표팀 주장을 지낸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 영입을 저울질 중이다. [뉴스1]

인천을 잡고 5연패에서 탈출한 서울의 최용수 감독. 서울은 축구대표팀 주장을 지낸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 영입을 저울질 중이다. [뉴스1]

올 시즌 바람 잘 날 없는 프로축구 FC서울이 또다시 기성용(31) 영입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은 올 초 기성용 영입 불발로 큰 곤욕을 치렀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어떻게든 기성용을 영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성용 쪽에서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마요르카 계약 종료로 25일 귀국 #올초 불발 서울행 다시 물밑진행 #감독-프런트 불화 시끄러운 서울 #서울 복귀 무산되면 다시 해외로

서울은 27일 홈에서 열린 K리그 9라운드 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공격수 윤주태(30)의 결승골로 인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었다. 5연패 부진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이 경기는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두 팀 간 경기라서다. 한 골 차 승부는 두 팀 지도자 운명을 갈랐다. 연패에서 벗어난 최용수(47) 서울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최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다행히 승리해 숨을 고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7연패 수렁에 빠진 인천 임완섭(49) 감독은 경기 직후 “성적에 책임을 지겠다. 거취를 구단과 상의하겠다”며 사퇴했다.

연패 사슬을 끊은 서울은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를 받아들었다. 기성용 영입 문제다. 스페인 마요르카 계약이 끝난 기성용은 25일 귀국했다.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하는데, 국내 팀으로 돌아올 경우 서울행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다른 팀으로 갈 경우에는 위약금(26억 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성용의 서울 복귀 문제가 재점화했다.

기성용

기성용

서울은 올 초 기성용을 놓친 뒤 팬들의 매서운 질타를 받았다.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유럽 생활을 정리하려던 기성용이 서울에 복귀 의사를 타진했다. 그런데 구단의 어설픈 일 처리로 복귀가 무산됐다. 당초 기성용이 원한 대우와 서울이 제시한 대우의 차이, 즉 ‘돈 문제’로 알려졌다. 뒤늦게 돈은 핵심 이슈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입단 협상 과정에서 서울 구단의 ‘실세’ 인사가 기성용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선수 자존심에 상처를 줬고, 그 직후 협상은 결렬됐다. 서울행을 단념한 기성용이 전북 현대 등 다른 구단으로 발길을 돌렸지만, 위약금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국내 복귀가 무산됐고, 마요르카와 단기 계약한 뒤 유럽으로 돌아갔다.

서울은 이번에는 될 수 있으면 기성용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이 키운 스타라는 점이 중요하지만, 축구대표팀 주장까지 지낸 베테랑 미드필더인 기성용이 부진 탈출에 힘을 보탤 거라는 기대도 있다. 조만간 구단 프런트와 기성용 측이 물밑접촉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인천전 직후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에서 200경기를 소화한 선수다. 언제든지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문제는 감독과 구단 프런트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 구단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축구계 인사는 “언론에 많이 보도됐듯, 구단 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 프런트도, 감독도 각자의 채널로 외부에 불평불만을 쏟아낸다. 그러면서도 '구단 내부 상황이 밖으로 흘러나간다'고 상대에게 책임을 돌린다”고 말했다.

이번 기성용 영입 시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프런트도, 감독도 “기성용을 원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어떻게 영입할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한 상태다.

서울은 5연패를 겪으면서 골 결정력 보강을 위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외국인 공격수를 보강할 계획 중이었다. 그런데 기성용까지 데려올 경우 구단 인건비 예산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 감독과 프런트 간 긴밀한 의견 교환으로도 모자랄 판인데, 외부로는 잡음만 흘러나온다.

기성용이 서울행에 소극적인 점도 변수다. 기성용의 한 측근은 “올 초 서울과 협상하면서 기성용이 받았던 마음의 상처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일단 선수 본인이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을 가져야 하는 만큼, 쉬면서 서울을 포함한 여름이적시장 동향을 살핀 뒤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성용이 이번에도 서울에 가지 않거나 못할 경우 또다시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 기성용 측근은 “미국과 중동팀에서 러브콜을 받은 상태다. 유럽으로 돌아가도 된다. 협상이 여의치 않으면 반년 정도 푹 쉬면서 몸을 만든다는 생각도 있다. (위약금 문제가 발생하는) K리그 다른 팀에 가는 선택은 지금 당장보다 겨울 이후 고민할 사항”이라고 귀띔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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