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거래 완료일 D-1에도…진전 1도 없는 아시아나 M&A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난항이다. 사진은 지난 15일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 본사.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난항이다. 사진은 지난 15일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 본사. 연합뉴스

난기류 속 아시아나항공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딜 클로징(종료) 시점을 하루 앞둔 26일까지 현산과 아시아나 채권단 간 재협상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당초 상반기에 마무리 짓는 것을 목표로 해왔지만 지지부진한 협상에 결국 하반기로 넘어가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을 맺으면서 이달 27일까지 거래를 끝내기로 약속했다. 해외 기업결합 승인 심사 등 다양한 선결 조건에 따라 종결 시한을 늦출 경우 최장 연장 시한은 올해 12월 27일이다.

해외 기업결합 승인 대상 6개국 가운데 러시아의 승인이 나지 않은 데다 현산과 채권단 간 재협상도 시작되지 않았다. 현산 측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7일 기자 간담회에서 “서면 협의를 얘기했는데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하느냐”며 대면 협상장에 나올 것을 현산에 촉구했다. 현산이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고 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현산은 이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상황 재점검을 비롯해 인수조건을 다시 협의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도 밝혔다. 하지만 이 회장의 ‘질타’가 나온 이후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삼성동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연합뉴스

재협상에 들어가면 세부 조건을 놓고 채권단과 현산의 팽팽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금호산업에 줘야 할 구주 가격과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5000억원의 출자 전환, 아시아나항공 대출 상환 문제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일각에선 현산이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보지만, 이럴 경우 인수 무산의 책임을 고스란히 져야 하는 부담이 크다.

결국 현산이 재협상은 하되, 2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 대금을 깎아야 한다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일부 자본잠식 위기에 놓여있다. 현산 측은 “계약 이후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2조5000억원보다 몸값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말이다.

관련기사

현산은 계약 때와 달리 지난해 말 2조8000억원의 부채가 추가로 파악된 데다 채권단의 1조7000억원 긴급 차입으로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6281%로 지난해 말(1386%)보다 4배 이상으로 올라갔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