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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서 피랍된 한국선원 5명 ‘간부급 베테랑’…협상은 1~2주 뒤

중앙일보

입력

서부 아프리카 베냉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한국인 선원 5명이 피랍됐다. 사진은 25일 오전 부산 중구에 있는 선원송출회사인 부산 피오마린 모습. 연합뉴스

서부 아프리카 베냉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한국인 선원 5명이 피랍됐다. 사진은 25일 오전 부산 중구에 있는 선원송출회사인 부산 피오마린 모습. 연합뉴스

지난 24일 서부 아프리카 베냉 앞바다에서 무장 괴한에 납치된 한국인 선원 5명은 간부급 선원으로 부산 3명, 인천 1명, 광주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원송출회사인 피오마린 “베테랑 선원 피랍 안타깝다” #선원 5명 중 3명 가족과 연락 닿아…대책 마련 중 #피오마린 “피랍 1~2주 뒤 브로커 통해 협상 제안할 듯”

25일 선원송출 회사 피오마린 측에 따르면 피랍 한국인 선원은 선장(61), 기관장(56), 1항사(50), 갑판장(56)  1기사(50) 등이다. 부산 출신인 기관장, 1항사, 갑판장 등 3명은 피오마린과 수년째 관계를 맺어 오며 해외취업선에 승선해오고 있는 베테랑 선원이다. 나머지 2명은 이번에 처음으로 피오마린과 계약을 맺고 해외취업선에 승선했다.

피오마린은 부산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선원송출회사로 선사와 계약을 맺고 선원 관리 업무를 대리해준다. 피랍된 선원이 승선한 ‘파노피 프런티어’ 호는 가나 현지법인인 ‘파노피’가 소유한 선박이다. 파노피는 2002년 10월 아프리카 가나 남동부에 있는 도시 테마에 합작사를 설립하고, 현재 선망선 6척과 운반선 2척을 운영 중이다.

피오마린 관계자는 “파노피와 2012년부터 계약을 맺고 선원송출 업무를 맡고 있다“며 “피랍된 선원 5명은 해기사 면허 등 자격과 경력을 갖춘 사관급 간부들이다. 수년째 인연을 맺으며 선박 승선 업무를 대리해주고 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피오마린은 현재 피랍된 선원 5명 중 3명의 가족과 연락이 닿은 상태다. 나머지 선원 2명의 가족과는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피오마린 측은 현지에서 무장괴한으로부터 현재까지 별다른 요구 조건은 듣지 못했다. 피오마린 관계자는 “통상 피랍 이후 1~2주 뒤에 브로커를 통해 협상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떻게 대응할지 현재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협상만 잘 되면 대부분 무사 귀환할 수 있다”며 “피랍된 선원 5명이 국내로 하루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피오마린 측은 현지에서 참치 조업을 하던 ‘파노피 프런티어’호에 당시 30명이 승선했고 이중 한국인 5명, 가나인이 25명이었다고 밝혔다. 24일 오후 3시40분께(현지시간·한국시간 25일 0시40분) 베냉 코토누 항구로부터 약 111km 떨어진 해상에서 무장괴한이 스피드 보트를 대고 파노피 프런티어 호에 올라갔다. 6명을 납치한 무장괴한은 나이지리아 해역인 동쪽으로 달아났다. 납치된 6명을 제외한 나머지 24명은 모두 가나 국적으로, 파노피 프런티어 호를 타고 가나로 귀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랍 선원에 대한 책임은 선사가 지게 된다.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관계자는 “피오마린은 선박에 승선할 선원 모집과 송출을 주선하는 대리점이다”며 “선원 급여나 관리는 선사가 하기 때문에 피랍된 선원에게 발생한 문제는 선사가 책임을 지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에 따르면 2019년 12월 31일 기준 해외 법인이 소유한 해외취업선에 승선한 선원은 2906명이다. 한국 국적의 선박에 승선한 선원은 3만2949명이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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