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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안 투표 앞둔 푸틴 "재난지원금 다음달도 지급"...재원은 '부자 증세'

중앙일보

입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16세 이하에 주는 재난지원금을 이달에 이어 다음 달에도 나눠주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열어주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며칠 앞두고서다. 현지 언론에선 '선심성 현금살포'라는 비판이 나온다.

16세 이하에 이달 지급한데 이어 2차 지급 밝혀

23일(현지시간) 모스코타임스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내달 중 16세 이하 미성년자 전체에게 1인당 1만 루블(약 17만 5000원)씩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푸틴은 또 희귀 질환을 앓은 어린이를 위해 고가의 약품과 재활 장비 등을 확충하고 수술비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푸틴은 이번 조치로 2800만명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이미 이번 달에도 코로나19 극복 지원 대책으로 3~16세 국민에 1인당 1만 루블씩을 지급했다.

러시아의 개헌한 국민투표는 다음달 1일 실시된다. 개헌안이 통과되면 푸틴은 기존 재임했던 임기를 빼고 2024년 대선 이후 새롭게 6년씩 두 차례 더 선거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개헌안 가결은 어렵지 않다는 게 현지 분위기지만 푸틴으로선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정당성을 확보하고 싶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재원이다. 푸틴은 '부자 증세'로 충당하겠다는 입장이다. 푸틴은 현행 13% 고정 세율인 소득세를 내년 1월 1일부터 소득 500만 루블(8750만원)이 넘는 구간만 15%로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세율 인상으로 충당할 재원은 연간 600억 루블(1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조세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모스코타임스는 “러시아의 현행 13% 단일세율 제도는 탈세를 줄이고 재정 수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2001년 푸틴 본인이 도입했다”고 전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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