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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남편 호르몬 이상 아닐까?

중앙일보

입력

호르몬 이상 유무 판단

피로감, 성기능 장애 등의 증상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호르몬 부족만 의심하는 것은 위험하다. 지금까지 의학계의 연구에 의하면 남성호르몬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당뇨·간질환 등 다른 질병이므로 먼저 이러한 질병을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질병이나 신체에 이상이 없을 경우에는 혈액을 채취 혈중 남성호르몬 농도를 측정해 이상 여부를 알아본다. 연령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정상인의 경우 아침시간에 남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며 낮과 저녁시간에는 적게 분비된다. 따라서 남성호르몬 농도 측정은 아침시간과 낮시간에 걸쳐 두 번 측정하게 된다. 측정결과를 보고 농도가 낮게 나오면 부족한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물론 다른 질병이 있을 경우에는 그 질병에 대한 치료가 급선무이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법

폐경기 여성에게 여성호르몬을 투여하여 폐경기증상을 치료하듯 남성도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줌으로써 피로·우울·성욕감퇴·근무력증 등을 치료할 수 있다. 단 전립선 암이 있는 환자는 남성호르몬을 투여할 수 없다.

요즘 병원에서 흔히 처방하는 남성호르몬 대체요법에는 경구제와 주사제, 몸에 붙이는 패치가 있다. 경구제는 복용하기 쉽고 비용이 저렴한 장점이 있으나 간독성이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주사제는 2~4주에 한번 정도 투여하게 되는데 효과가 적고 주사시 통증이 심한 편이다. 몸에 붙이는 패치는 간독성·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뛰어나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이것은 남성호르몬과 보조제를 섞어 몸에 붙임으로써 몸 속에 자연스럽게 남성호르몬이 보충되도록 한 것. 1일 1회 2장을 저녁 8~10시에 어깨·허벅지·복부 등에 부착하면 되므로 환자 스스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남성호르몬 많아도 문제

남성형 탈모는 나이,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도 일어나지만 주로 남성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발생한다. 남성형 탈모는 아직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 현재 사용되는 바르는 약(미녹시딜 스프레이 제제)은 초기에 사용해야 효과가 있는데 3명 중 1명 정도만 치료가 된다. 먹는 약(피나스테라이드 제제) 역시 효과가 그렇게 좋지 않다. 최근에는 모발이식술이 발달해 대머리 치료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

운동을 통한 호르몬 조절

패치를 몸에 부착하는 등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사용하면서 보조요법으로 운동을 하면 더욱 좋아질 수 있다. 심폐지구력을 향상시키고 큰 근육을 사용하며 일정한 운동 강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운동이 보조요법으로 적당하다.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산, 줄넘기 등을 하거나 팔굽혀 펴기, 턱걸이 등 체중을 이용한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기구를 이용한 운동도 좋다.

운동 전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5분 정도 실시하고 혈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전문가와 상의한 후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운동은 어디까지나 보조요법이며 반드시 남성호르몬 보충요법과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 어드바이스 김선우(강북삼성병원 내분비대사 내과 과장)

성기능 장애, 남성호르몬 결핍 만은 아니다

중년이 넘은 남편들은 체력도 떨어지고 직장이나 가정에서의 스트레스로 늘 피로를 느끼며 생활한다. 이런 중년 남성들 중 요즘 발기가 되지 않아 아내와 성생활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발기가 되지 않으니 자연히 성생활에 대한 자신감도 없고 심한 경우 패배감까지 갖기도 한다.

무분별한 남성호르몬 투여, 오히려 호르몬 수치 떨어뜨려

발기부전, 성욕감퇴를 호소하는 이들 중 많은 수가 의사와 충분한 상담이나 진단 없이 무작정 남성호르몬을 사용하고 있다. 남자다움을 결정하는 남성호르몬만 보충하면 성기능 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는 잘못된 오해 때문이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인 사람이 패치나 주사약 등으로 남성호르몬 대체요법을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더 혈중 호르몬 농도가 낮아질 수 있다.

고환에서 생산되는 남성호르몬의 양이 적으면 뇌하수체의 결정에 의해 호르몬 분비량이 증가하게 되고 반대의 경우는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혈중 호르몬 농도가 정상인 사람이 남성호르몬을 보충받으면 남성호르몬 농도가 높아져 뇌하수체가 호르몬 분비량을 줄이게 되며 그로 인해 정상이던 사람이 오히려 호르몬 결핍을 겪게 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

남성 호르몬이 발기부전 치료의 특효약 아니다

발기부전의 경우 그 원인이 당뇨나 스트레스, 신경안정제 과다복용으로 인한 자율신경의 부조화에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작정 호르몬제를 투여하지 말고 반드시 혈중 남성호르몬 농도 수치를 검사해 수치가 낮게 나오는 경우에만 남성호르몬을 투여해야 한다.

남성 성기의 발기 원리는 혈관 확장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발기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남성호르몬보다 오히려 비아그라와 같은 혈관확장제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단 심장병 환자의 경우는 비아그라를 사용할 수 없다. 남성호르몬 결핍으로 인해 성욕감퇴나 성교시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남성은 남성호르몬을 투여하면 성욕이 촉진된다.

[출처]여성중앙21 2000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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