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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 문 열 준비하는 유럽, 그럼 한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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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팬들의 얼굴이 나오는 대형 스크린 앞에서 경기하는 맨체스터시티와 번리 선수들. [AP=연합뉴스]

팬들의 얼굴이 나오는 대형 스크린 앞에서 경기하는 맨체스터시티와 번리 선수들. [AP=연합뉴스]

유럽 축구가 팬들에게 관중석 개방을 준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험은 여전하지만, 철저한 관리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7월 11일부터 관중 허용 #영국도 7월 초부터 테스트 실시 #축구 등 낮은 전파 가능성 확인 #한국은 정부 눈치만 살피는 중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23일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금지됐던 경기장 관중 입장을 다시 허용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본격적인 관중 입장 허용에 앞서 다음 달 초 테스트 이벤트 실시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다음 달 4일부터 펍과 식당, 호텔 등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출입금지 해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콘서트 등 사회적 안전거리를 지키기 어려운 몇몇 이벤트를 제외하면 대중적 모임에 대한 제한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18일 재개했다. 관중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 대신, EA스포츠가 만든 인기 축구게임 ‘피파(FIFA)’ 시리즈 속 관중 응원 음향을 틀어 현장감을 살렸다. 홈 팀이 골을 넣으면 뜨거운 함성이, 원정 팀에 유리한 판정이 나오면 야유가 쏟아지도록 세심하게 준비했다. 그래도 팬들이 직접 경기를 관전하며 내지르는 함성에 비할 수는 없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관중 입장이 허용되면 선수와 팬 모두에게 긍정적 동기 부여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중석 개방 시나리오는 앞서 스포츠 경기 팬 입장 방침을 정한 프랑스 사례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다음 달 11일부터 ‘5000명 이하’를 전제로 스포츠 이벤트의 관중 입장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국가 전염병 대응 상황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8월 하반기에 추가적인 제재 완화도 계획하고 있다. 이 경우 더 많은 축구 팬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다음 달 4일 시즌을 재개하는 일본 프로축구 J리그도 관중석 개방을 서두르고 있다. 다음 달 10일부터 관중 입장을 허용할 예정인데, 우선 경기당 입장 인원을 5000명으로 제한한다. 8월 1일부터는 ‘팬들 간 거리를 1m 이상 유지한다’는 단서를 달아 경기장 수용 인원의 50%까지 관중 입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각국 프로축구가 이처럼 관중석 문을 열려는 이유는 재정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이유가 크다. 이와 함께 야외 경기장의 경우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야외 경기장에서 열리는 축구나 야구의 경우 관중석 내에서 일정 거리를 띄우고, 매표소, 매점, 화장실 등 사람이 몰리는 공간을 철저히 관리하면 감염 우려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하고 있다.

지난달 8일 전 세계에서 처음 새 시즌을 개막한 프로축구 K리그는 정부 눈치를 살피며 관중석 개방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달 초부터 단계적으로 팬 입장을 허용할 예정이었는데, 서울 이태원 클럽 발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뒤 없던 일이 됐다.

프로축구계 한 관계자는 “주점과 극장, 쇼핑몰, 실내 스포츠 시설은 이미 성업 중이다. 여름철을 맞아 워터파크와 해수욕장도 개장하는데, 거리 두기 준수가 가능한 프로 스포츠의 관중 입장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대규모 관중석을 보유한 K리그부터 단계별로 문호를 개방해 전체 프로 스포츠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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