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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타격…대(對)중국 경상수지 흑자, 10년 만에 최소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로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경상수지 흑자가 10년 만에 최소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중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599억7000만 달러로 전년(774억7000만 달러) 대비 22.6%(175억 달러) 감소했다. 특히 대중국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252억4000만 달러로 전년(473억7000만 달러) 대비 200억 달러 이상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미‧중 무역갈등으로 화공품 등 주요 수출품목 단가가 하락한 데다, 반도체 업황 부진과 중국 내 수요둔화가 겹치면서 상품수지가 크게 악화한 영향이다. 대중국 경상수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소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여행수입이 증가하면서 여행수지는 소폭 개선됐다.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폭도 줄었다. 220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6억2000만 달러 감소하면서 2014년 이후 5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원유, 가스 등 원자재를 중심으로 상품수입이 늘면서 상품수지가 2012년 이후 최소 흑자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미국 상품수지 흑자는 199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오다가 2015~2016년에 걸친 철강 수입규제와 2017년부터 미국산 에너지류 수입을 확대하면서 다소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일본 경상수지는 188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년(247억 달러) 대비 적자규모가 줄었다. 지난해 한‧일 무역갈등 여파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감소한 데다, 일본여행을 떠나는 출국자 수가 25.9% 감소하는 등 여행지급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한편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증가폭이 주춤했다. 내국인의 지난해 해외직접투자는 355억3000만 달러 증가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던 전년(382억2000만 달러) 대비 증가폭이 축소했다. 해외증권투자 역시 585억8000만 달러 증가해 전년(690억3000만 달러)보다 증가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미국에 대해선 직접투자와 주식투자 모두 전년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전년 대비 증가폭이 줄었다.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는 105억7000만 달러로 전년(121억8000만 달러)대비 증가폭이 축소했다.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직접투자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한 영향이다. 미국의 국내 주식투자와 중국의 국내 채권투자가 감소로 전환하는 등 영향으로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도 전년 대비 증가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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