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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민주당 막을 방법 없어…법사위 주고, 대신 산자위 받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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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13일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넘겨주는 대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받자고 제안했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참 나쁘다”며 “법사위 사수 결의문에 동참도 했지만, 무엇이 당을 위한 길인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 잃는 게 최선일까. 법사위를 우리가 가진다 해도 민주당이 끝까지 밀어붙인다면 시간 좀 더 끄는 것 외에 끝까지 막을 방법도 없다”며 “어차피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법사위를 포기하고, 문체위를 산자위로 바꾸는 선에서 원 구성에 합의했으면 좋겠다”고 썼다.

현재 여야 원내 지도부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갖고 통합당은 △예결위 △국토교통위 △정무위 △교육위 △문체위 △농해수위 △환노위 등 7개 상임위원장을 맡는 내용의 안을 두고 의견을 모아가는 중이다.

장제원(왼쪽) 미래통합당 의원 [중앙포토]

장제원(왼쪽) 미래통합당 의원 [중앙포토]

통합당은 전날(12일) 의원총회를 했지만 “법사위를 사수하지 않으면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맡지 않겠다”며 이 안을 거부했다. 이에 장 의원이 이날 법사위를 민주당에 주는 대신 통합당은 ‘문체위→산자위’로 상임위를 바꿔 가져오자고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장 의원은 “이렇게 되면, 사실상 우리 당이 명실상부하게 민생, 경제, 산업, 예산 분야를 장악하게 된다”며 “만약, 18개 상임위를 민주당이 모두 장악한 후에 짓밟히는 모습을 보인들 어떤 실익이 있겠느냐”고 했다.

이어 “상임위원장 배분문제로 국회 개원이 계속 미루어졌을 때, 여야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까 걱정도 된다”며 “어쩌겠나 힘이 없는데. 지금의 이 비참함과 참담함을 가슴에 묻고, 최선을 다해 경제와 민생을 위해 투쟁한다면 언젠가는 국민이 이 억울함을 갚아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여야는 원 구성 협상 시한으로 못 박은 지난 12일 상임위원장을 11대7로 배분하고 논란이 된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이 가져가는 대신 야당 몫으로 예결위원장을 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통합당 강경파의 반대로 추인에 이르지 못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원 구성 불발 뒤 “3일간 시간을 드리겠다”며 “오는 15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건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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