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 방호복에 탈진…전신가운·방호복 병행이 대책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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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 한 중학교 선별 진료소에 파견된 보건소 직원들이 더위 속에서 검사 업무를 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학생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 한 중학교 선별 진료소에 파견된 보건소 직원들이 더위 속에서 검사 업무를 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지난 9일 오전 11시48분쯤 인천 미추홀구 남인천여중에서 보건소 직원 3명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119로 접수됐다. 119구급대는 어지럼증, 전신 쇠약 증상을 보인 A씨(31·여) 등 3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날 미추홀구 보건소는 남인천여중 운동장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8일 학교에 간 학생(13)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등교를 중지하고 학생과 교직원 300여명을 상대로 워크스루 방식으로 검체검사를 진행했다. 보건소 직원 8명이 보호복을 착용한 뒤 검사를 진행했는데 무더운 날씨 탓에 그중 3명이 탈진한 것이다. 이들 중 2명은 응급치료 뒤 퇴원했고 1명은 입원 중이다.

학생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 한 중학교 선별 진료소에 파견된 보건소 직원들이 더위 속에서 검사 업무를 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학생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 한 중학교 선별 진료소에 파견된 보건소 직원들이 더위 속에서 검사 업무를 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코로나19 현장 근무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전날 A씨 등이 쓰러진 시각 선별진료소의 기온은 섭씨 30도에 육박했다. 10여개의 천막이 긴급히 설치됐지만, 간격 유지를 하는 검사 대기자와 두꺼운 방호복을 입은 보건소 직원을 보호하기엔 부족했다.

선별진료소 진료 및 검체 채취 시 전신가운 4종 세트와 전신보호복을 병행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사진 보건복지부]

선별진료소 진료 및 검체 채취 시 전신가운 4종 세트와 전신보호복을 병행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사진 보건복지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선별진료소 접수·진료 및 검체 채취 시 전신 가운을 포함한 4종 세트 사용을 권장하는 ‘하절기 선별진료소 운영 안내’를 10일 발표했다. 전신 가운 4종 세트는 수술용 가운, N95 마스크, 장갑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선별진료소 근무자는 마스크, 장갑, 신발 등으로 구성된 D등급의 전신 보호복을 착용한다. 중대본은 전신 가운 4종 세트와 기존 D등급 전신 보호복을 병행해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야외 선별진료소 내 물안개 분사 장치는 바이러스 확산 우려 때문에 사용을 금지했다. 아이스쿨러(조끼)는 현장 의견과 전문가 검토사항을 반영해 사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선별진료소 운영지침은 아이스쿨러를 권장하지 않는다. 중대본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이날 지자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현실적으로 인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장기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장 근무자가 신속히 대처하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신 가운을 병행하는 등의 중대본 대책이 현재로썬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천에서는 서울 마곡동 콜센터 근무자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가 등교한 인천 문학초와 남인천여중 학생과 교직원 699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학생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 한 중학교 선별 진료소에 파견된 보건소 직원들이 더위 속에서 검사 업무를 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학생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 한 중학교 선별 진료소에 파견된 보건소 직원들이 더위 속에서 검사 업무를 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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