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공 따로, 취업 따로’ 자연계열 전공자 84%는 딴 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대학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가 청년 취업난을 더 어렵게 하고 핵심 인재를 키우는 데 걸림돌이 된다며 대학 정원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농학 86%, 인문 73% 미스매치 심각 #KDI “대학 정원 규제 재검토 필요”

최근 10년간 취업자 수 증감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근 10년간 취업자 수 증감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내놓은 ‘전공 선택의 관점에서 본 대졸 노동시장 미스매치와 개선방향’에 따르면 고등교육을 이수한 2015년 기준 25~34세의 전공·직업 간 미스매치 비율은 한국이 50%다. 영국·일본 등 비교 가능한 15개국 평균(43.1%)보다 높았다. 특히 농학(85.9%), 자연(84%), 인문(72.9%) 분야 전공자의 미스매치 비율이 높았다. 사회(26.3%), 서비스(22.9%) 분야의 미스매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공·직업 간 미스매치 비율

전공·직업 간 미스매치 비율

KDI는 ‘전공 따로, 취업 따로’ 현상의 주요인으로 정원 규제를 꼽았다. 현재 수도권 소재 대학의 경우는 총량 정원 규제를 받는다. 또 보건·교육 같은 특수전공의 정원은 대학이 임의로 정원을 조정할 수 없다. 이런 규제가 대학 서열화와 맞물려 미스매치를 심화한다는 얘기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여러 이유로 수도권 소재 대학을 선호하는 현실에서 보다 상위에 속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원하는 전공을 포기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며 “이는 인재의 적재적소 배치는 물론 혁신 선도 인재 양성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낸다”고 했다.

이에 따라 KDI는 정원 규제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KDI는 “신산업 관련 전공분야의 정원은 총량 정원과 관계없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KDI는 또 “인구 고령화와 함께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의료 분야의 경우 증원이 필요하다”며 “반면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 수요가 축소하는 교육 분야는 감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