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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9일째, 美 전역서 체포자 1만명 넘어…한인상점 126곳 피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시청앞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벌이던 남성이 야간 통행금지령을 어긴 혐의로 현지 보안관에 연행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시청앞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벌이던 남성이 야간 통행금지령을 어긴 혐의로 현지 보안관에 연행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어난 지 9일째(현지시간 3일)를 맞은 가운데 미 전역에서 체포된 시위대가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LA에서만 총 2700여명 연행돼 #대부분 야간통행금지령 등 위반 #약탈·방화 혐의로 수백명 검거 #한인상점 피해도 계속 늘어나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댈러스,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에선 매일 수백 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특히 LA에선 전체 검거자의 4분의 1이 넘는 총 27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캐스 로저스 미 변호사협회 LA지부 이사는 "너무 많은 사람이 체포돼 놀랐다"며 "산책에 나섰다가 시위대로 오인돼 경찰에 붙잡힌 경우도 있었다"고 AP에 말했다. 그러면서 "2년간 이곳에 살면서 수백 번 시위 현장을 봤지만, 이처럼 고무탄이 난무하고 최루탄을 쓰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우려했다.

주로 야간 통행금지 위반, 해산 명령 불복 등의 혐의인데, 약탈과 방화 혐의로 입건된 경우도 수백 명에 이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시위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언급하면서 주(州)방위군·경찰이 투입된 시위 현장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시위대 중 상당수가 외지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시위대의 반감이 깊어진 측면도 있다.

특히 시위의 진앙인 미니애폴리스가 있는 미네소타주의 팀 월즈 주지사는 지난달 31일 "시위대의 80%는 외지인"이라며 시위대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현지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미니애폴리스 시위에서 체포된 52명 중 41명은 운전면허증 상 주소가 미네소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 동원을 시사한 워싱턴 D.C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3일 열린 집회에선 400명 넘는 사람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이들 중 약 86%가 워싱턴을 포함해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 등 인근 주민이었다.

지난달 31일 폭도들에 의해 약탈과 방화 피해를 입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인 상점의 모습. [사진 고펀드미(GoFundMe)]

지난달 31일 폭도들에 의해 약탈과 방화 피해를 입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인 상점의 모습. [사진 고펀드미(GoFundMe)]

한편 시위가 장기화하면서미 전역의 한인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외교부가 각 지역의 공관을 통해 집계한 결과 한국시간 4일 오전 9시 현재 126개 한인 상점이 약탈 등의 피해를 봤다. 하루 전보다 27곳이 늘어난 수치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피해는 필라델피아가 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주로 이곳의 미용용품 업체들이 시위대로 위장한 폭도들에게 약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시카고 14건, 미니애폴리스 10건, 세인트루이스 10건, 랄리 6건, 워싱턴D.C. 4건, 브롱스 4건, 애틀랜타 4건 등이다.

외교부는 "현지 공관 비상대책반과 긴밀히 협조해 재외동포의 안전 확보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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