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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활동 늘어나는 여름 오는데…농장 셋 중 하나 ASF 방역 미흡

중앙일보

입력

지난 2월 강원도 춘천시에 설치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동통제초소에서 한 양돈 농가 차량을 소독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지난 2월 강원도 춘천시에 설치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동통제초소에서 한 양돈 농가 차량을 소독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전국의 돼지 사육 농장 세 곳 중 한 곳꼴로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야생 멧돼지 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농장 방역엔 구멍이 여전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달 동안 일제 조사를 벌인 결과 전국 양돈농장 6066호 가운데 2076호(34.2%)가 방역수칙 미흡 판정을 받았다고 4일 밝혔다. ASF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경기·강원 북부 지역 농가는 대부분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었다. 발병이 없었던 경기 남부 이남 지역의 농장이 방역에 안일한 모습이었다. 중수본은 “방역수칙 미준수 농가 2076호에서 발견된 미흡 사례 3289건 가운데 99%가 ASF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사육 농가는 차량 등 오염원을 소독하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 중수본은 이번 점검에서 차량 소독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농가 24곳을 행정 처분할 계획이다.

돈사 틈새·환기구·퇴비장 등으로 멧돼지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차단망과 외부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아 방역수칙 미흡 판정을 받은 농가가 많았다. 멧돼지 기피제를 설치하지 않거나 퇴비사 안에 폐사체를 방치한 곳도 있어 중수본은 즉시 보완, 특별 관리 조치를 시행했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름철 방역강화대책 발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름철 방역강화대책 발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정부는 올여름까지 지난해 ASF가 발생해 돼지 살처분을 한 농가(261호)의 재입식(돼지를 다시 사육하기 위해 들이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여름철 멧돼지의 활동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여름 장마철 하천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질 위험도 크다.

중수본은 전국 단위의 양돈농장 차단방역실태 일제점검을 6~7월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다시 한번 실시할 방침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아직도 접경 지역의 야생 멧돼지 등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어 농가에 다시 ASF가 퍼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접경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양돈농장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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