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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못판 명품 반값 세일” 면세 재고 풀자 15만 몰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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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3일 신세계인터내셔날 몰에서 판매된 면세점 명품. 10~50% 할인된 가격으로 올라오자 인기 제품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완판됐다. [신세계 온라인몰 캡처]

3일 신세계인터내셔날 몰에서 판매된 면세점 명품. 10~50% 할인된 가격으로 올라오자 인기 제품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완판됐다. [신세계 온라인몰 캡처]

재고 면세품의 내수 판매가 처음으로 시작된 3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공식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com)’에선 세 시간이 되기 전에 내놓은 명품 대부분이 완판됐다.

재고 온라인 내수판매 허용 첫날 #신세계 사이트·앱 모두 한때 마비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등 동나 #롯데·신라, 브랜드와 판매 협상 중

판매가 시작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온라인몰은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 접속자가 몰려 한때 접속이 되지 않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평소 접속자 대비 20배 이상의 인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서버를 증설했지만, 판매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가 되자마자 15만 명이 접속해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오전 11시30분 서비스 재개 이후 오후 4시 현재 준비된 200개 품목의 90% 이상이 판매됐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인 보테가베네타와 생로랑,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등의 가방과 지갑이다. 품목당 30개 미만 소량이 준비돼 할인율이 높은 품목은 판매 시작과 거의 동시에 동났다. 당초 행사 기간은 14일까지로, 이날까지 예약을 받아 통관 절차를 거친 뒤 25일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첫날 모든 물량이 소진되면서 행사는 조기 종료됐다. 평소에 사기 힘든 명품 브랜드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기대로 접속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51% 할인된 생로랑 캐서린 사첼 크로스백(132만7000원), 36% 할인된 발렌시아가 에브리데이 로고 카메라백 엑스스몰(68만9000원), 33% 할인된 보테가베네타 인트레치아토 도큐먼트(106만1000원), 38% 할인된 발렌티노 락스터드 스파이크 숄더백 미디움(193만원) 등의 인기가 특히 좋아 순식간에 동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신세계면세점에서 구매한 브랜드 제품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재판매하는 방식이라 보증서나 애프터서비스(AS)를 제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재고 면세품 판매 소식이 알려진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에스아이빌리지 신규 회원 수는 전주 같은 요일(5월 25~26일) 대비 10배 증가했다. 신규 앱 설치도 같은 기간 15배 늘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지방시와 펜디 등 명품 브랜드를 최대 46% 할인 판매하는 ‘슬기로운 명품쇼핑’ 기획전을 시작했다. 이 기획전 역시 신세계면세점의 재고 면세품을 대상으로 예약 주문 형태로 진행된다. 지방시 42종과 펜디 43종 등 총 85종이 준비됐다. SSG닷컴은 매주 순차적으로 브랜드를 변경해 면세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팔리는 명품 역시 보증서가 지급되지 않으며, AS도 제공하지 않는다.

앞서 관세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막혀 팔지 못한 면세점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6개월 이상 팔리지 않은 면세품의 내수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재고 면세품이 국내 유통 시장에 풀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면세점 3사가 보유한 재고 면세품은 총 3조원 규모에 달한다.

롯데와 신라 등 다른 면세점도 개별 브랜드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샤넬·구찌·에르메스·루이뷔통 등 평소 노세일을 표방하는 고가 브랜드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업계에서는 악성 재고를 털어 내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6월5일 오전 11시: 당초 기사엔 SSG닷컴이 다음 주 발렌티노 65종을 판매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업체 사정에 따라 발렌티노 판매가 취소됐다고 알려와 해당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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