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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까지 계속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농가 돼지 재입식 불허”

중앙일보

입력

환경부 조사단이 멧돼지 폐사체 수색에 나선 모습. 천권필 기자

환경부 조사단이 멧돼지 폐사체 수색에 나선 모습. 천권필 기자

정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예방을 위해 여름까지 사육돼지의 재입식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농림부 등으로 구성된 중수본 측은 이날 “접경지역 7개 시‧군에서 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계속 발견되고, 오염지역이 확대된 상황에서 사육돼지로 인해 다시 번질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ASF로 살처분을 진행한 261개 농가의 재입식은 여름까지는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란 설명이다.

"여름 바이러스 확산 위험 커… 여름 지나고 재입식 논의"

ASF 확산 현황. 색이 빨간 지역일수록 발생 위험도가 높은 지역이다. [자료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

ASF 확산 현황. 색이 빨간 지역일수록 발생 위험도가 높은 지역이다. [자료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

중수본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멧돼지가 봄에 새끼를 낳으면서 개체수가 늘어나고, 그 새끼돼지들이 자라 활동성이 커지는 여름철에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위험이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마철에 하천을 통해 접경지역에서 재차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고, 사람‧차량 이동이 잦아질수록 농장에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이 커 차단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수본은 여름 이후 사육돼지에서 ASF가 재발생하지 않을 경우 야생멧돼지의 ASF 발생 상황 등을 고려해 9월부터는 농장 세척‧소독‧점검 등 재입식 관련 사전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현재 추진중인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 개정이 끝나면 강화된 방역시설 기준을 갖춘 농장에 한해 재입식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치사율 100% 돼지바이러스… 접경지역 멧돼지 631마리

ASF는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9월 17일 처음 발생했다. 지금까지 사육돼지 14마리, 야생멧돼지 631마리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지난해 10월 9일 이후 사육돼지의 추가 확진은 없지만, 야생 멧돼지에선 8개월이 지난 지금도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다.

지난 7일 국립환경과학원과 농림축산검역본부는 “ASF 바이러스가 지난해 9월 초 하천 및 야생생물 등을 통해 북한 접경지역을 건너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후 사람과 차량, 야생 독수리 등을 통해 돼지 사육농가로 바이러스가 퍼졌다. 특히 축산 차량을 통해 총 14개 농가에 ASF 바이러스가 확산됐다. 전파를 막기 위해 강화·김포·파주·연천·철원 등지의 사육 돼지 38만마리가 살처분됐고, 6만마리는 긴급수매됐다.

야생 멧돼지의 감염·전파는 감염 폐사체를 접촉하거나, 감염된 멧돼지가 다른 멧돼지를 접촉하면서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수본은 “비비는 행동을 하거나, 목욕장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습성과 번식기가 겹치면서 접촉이 많아 멧돼지간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화천·연천 등 접경지대에서 다소 떨어진 지역은 수렵활동 등 차량‧사람에 의해 옮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상태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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