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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시작한 이태원발 감염, 50대 이상 28명에 옮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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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작됐던 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중년·노년층까지 넓어지고 있다. ‘N차 감염’이 이어지며 가족 등 접촉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5차 전파 7명, 6차도 1명 발생 #부모·조부모 세대로 확산 잇따라 #서울 강서구선 유치원생 1명 확진 #등교 앞둔 초등교·유치원 비상

25일에는 서울 구로구에 사는 77세 여성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10일 구로구 지인 집을 방문했고, 당시 84세 여성 B씨와 접촉했다. B씨는 지난 2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해 확진된 손자로부터 감염됐다. 결국 ‘이태원 클럽에 간 손자→80대 할머니(B씨)→70대 동네 할머니(A씨)’로 이어진 3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구로구는 추정하고 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5·6차 감염’주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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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북 성주군에 사는 60대 여성은 이달 초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10대 외손자와 만난 뒤, 지난 11일엔 80대 외할머니가 이태원 클럽을 갔었던 20대 손자를 만난 뒤 각각 확진됐다. 경기도 성남에선 50대 어머니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20대 간호사 딸에게 감염된 사례가 나왔다.

중·장년층의 지역사회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선 25일 50대와 60대, 70대 각 1명씩 3명이 동시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인천 학원강사발 5차 감염자인 61세 여성과 지난 17일 음식점 등에 함께 머물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 당국은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젊은 층에서 고령층으로 전파되는 양상을 가장 우려해 왔다. 젊은 층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데다 기저질환 등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커 코로나19에 더 취약하고 치명률도 높아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5일 낮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총 누적 확진자는 237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19~29세가 124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30대(35명), 40대(22명), 50대(16명), 60세 이상(12명) 순이다. 부모와 조부모 세대에 해당하는 ‘50대 이상’으로 보면 모두 28명이다.

심지어 24일에는 이태원 클럽발 6차 감염자까지 나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발 5차 전파 사례가 7명, 6차 전파 사례도 1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증상이 없어 자신이 감염자인지 알기 힘든 학생과 젊은 층에게 거리두기를 지키고 위생 수칙을 준수해 줄 것을 강조했다. 코로나19 투병생활을 유튜브에 공개해 화제가 된 대학생 이정환(25)씨도 “코로나19에 걸려보니 20대도 아파 죽을 것 같다”며 “부모님이나 고령의 가족이 걸리면 진짜 아파 죽을 수 있다. 여러분 가족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초등학교·유치원의 등교수업을 이틀 앞둔 25일 서울 강서구 유치원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인근 초등학교·유치원에 비상이 걸렸다. 이 유치원생은 전날 확진된 강서구 마곡엠벨리 영렘브란트 미술학원 A강사에게 수업을 듣고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보건 당국은 A강사와 밀접 접촉한 수강생과 동료강사, 학부모 등 96명을 대상으로 검체검사를 진행 중이다. 교육청은 밀접 접촉자 관련 초등학교 5곳과 유치원 10곳에 대해 25~26일 이틀간 긴급돌봄 운영 중단 조처를 내렸다. 해당 지역 유치원·초등학교는 27일로 예정된 등교수업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인근 지역 초등학교·유치원 등교 개학 여부는 접촉자들의 검사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백민정·전민희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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