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58%가 1960년대생, 이른바 ‘586세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선거로 뽑은 국회에서 특정 세대가 의석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한 건 처음이다. 중앙일보가 지난 40년 치 국회 구성을 분석한 결과다.
[21대 국회 데이터 해부]① 팩플데이터
80년대 이후 특정 세대 국회 점유율 최고
21대 총선 당선자 300명 중 174명이 1960~1969년생이다. 올해 51~60세. 원래 국회 다수를 차지하는 연령대다. 다만, 이번 21대 국회의 50대 당선자 수치(58%)는 이전보다 압도적이다. 8년 전 19대 총선 때 50대였던 1950년대 생 당선자는 의석의 50.3%를, 20년 전 50대였던 1940년대 생들은 16대 국회의 40.7%를 차지했다.
60년대생, 공천에서 압승
60년대생의 국회 과점은 ‘선거 승리’보다는 ‘공천 승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후보 중 63%가 1960년대생이고, 미래통합당 후보 중엔 45%였다. 그 결과, 양당 소속 지역구 당선자의 61%가 60년대생이 됐다.
'30년대생→ 60년대생' 바통 터치
1981년 치른 11대 총선 이후 40년 치 국회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정 세대가 국회를 과점하는 현상은 30년 간격으로 나타났다. 80년대에는 당시 50대였던 1930년대생이 장기 집권했다. 30년대생들은 11대 국회 정수의 56%를 차지했고, 이후 15대 총선(1996년)까지 다수였다. 이를 이어받은 건 60년대생이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 장기집권 세대와 인접한 세대는 기를 못 폈다. 1940년대생들은 30년대생에 눌려 국회 진입이 늦었고, 후배들에 치여 금방 자리를 내줬다. 이른바 ‘샌드위치 세대’.
60년대생 '빠름', 70·80년대생 '느림'
60년대생의 질주에 70, 80년대생은 상대적으로 밀렸다. 각각 국회 진입 나이는 비슷했지만 이후 성장 속도가 달랐다.
‘64년생 김민석’이 32세 때 15대 국회에 입성한 후, 60년대생 의원은 '3명→ 13명→ 59명(15~17대)'으로 빠르게 늘었다. 그러나 17대 국회에서 ‘71년생 김희정’(당시 33세)으로 시작한 70년대생 의원은 1명→ 4명→ 10명(17~19대)으로 쉽사리 늘지 않았다. ‘81년생 김광진’(당시 31세)의 19대 국회 입성 후 80년대생들의 사정도 비슷했다(2명→ 2명→ 10명).
40대 의원은 300명 중 36명뿐
21대 국회에 40~49세 의원은 12%(300명 중 36명)로, 대한민국 국회 역사상 최저 비율을 기록했다. 20대 국회(14%)보다 더 줄었다. 2004년 출범한 17대 국회엔 40대 의원이 34.4%였다.
국회 밖 ‘문송’, 국회 안 ‘공송’
21대 국회의원의 전공을 분석해 봤다. 인문계와 이공계로 구분하면 인문계열이 86%로 압도적이다. 이학ㆍ공학ㆍ의학ㆍ치의학ㆍ간호학을 다 합해도 12%(8명)에 불과했다. 인문계열 취업이 어렵다는 의미의 ‘문송합니다(문과 출신이어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있지만, 국회에선 '문송'할 필요가 없는 셈. 개별 전공 중에서는 행정학(18%)과 법학(17%)을 공부한 당선자가 많았다.
글=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