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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믿으면 코로나쯤 이길 수 있어요”

중앙일보

입력

이청청 디자이너가 이끄는 LIE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여성복 브랜드다. 그런 만큼 코로나19는 이 디자이너에게 여러 면에서 큰 충격을 줬다. 해외 배송이 어려워지다 보니 매출액이 급감했다. 올 봄 상하이에서 한 패션쇼에 참석하기로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옷만 보냈다.

뉴욕·파리 진출 LIE 이청청 디자이너 #코로나 어려움 직원들 믿음으로 극복 #BELIEVE에 희망과 격려 메시지 담아

이 디자이너는 “여느 회사처럼 우리 브랜드도 큰 타격을 입었지만, 단기간 무급휴직까지 감내해주신 직원들 덕분에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 함께 힘을 모으지 않으면 위기를 돌파할 수 없음을 깊이 느꼈다”고 말했다.

이청청 디자이너가 작업한 해피 마스크 스티커 디자인.

이청청 디자이너가 작업한 해피 마스크 스티커 디자인.

그는 해피 마스크 프로젝트에도 그런 마음을 담았다. 이 디자이너는 한 달 전 동료 디자이너들과 함께 ‘#StrongTogetherChallaenge(스트롱투게더챌린지)’에 동참하기도 했다. 쓰고 있는 마스크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메시지를 쓴 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다음 참가자 두 명을 지명하는 식이다. 이 디자이너는 “마스크를 활용해 서로 격려하는 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느끼던 터라 해피 마스크 프로젝트가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청청이 동료 디자이너들과 함께 한 '스트롱투게더챌린치'에 참여한 모습 [사진 이청청 인스타그램]

이청청이 동료 디자이너들과 함께 한 '스트롱투게더챌린치'에 참여한 모습 [사진 이청청 인스타그램]

그가 선보인 스티커 디자인은 ‘BELIEVE’(믿다)라는 영문자를 토대로 했다. LIE가 담긴 단어기도 하다. “LIE는 ‘삶은 표현이다(Life is an expression)’의 약자인데, 원래는 거짓말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BELIEVE란 단어에 LIE가 들어가 있잖아요. ‘무엇을 진실이라고, 혹은 거짓이라고 믿어야 할까? 우리는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철학적인 질문이 생겨난다고 봤어요. 개인적으로 단어에서 중의적인 의미가 느껴질 때 흥미롭거든요. 동시에 'BELIEVE'의 원래 뜻인 '믿음'으로, 사람 사이의 끈끈한 애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LIE는 현재 뉴욕에 단독 쇼룸을 운영 중이며 싱가포르 로빈슨백화점 등 해외 60여 개 매장에 입점 돼있다. 2018년엔 파리에서 LIE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대담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디자인에 블루, 옐로, 핑크 등 과감한 색상이 LIE의 특징이다.

중앙일보가 디자이너 어벤져스 9인의 재능기부로 만든 해피마스크 스티커

중앙일보가 디자이너 어벤져스 9인의 재능기부로 만든 해피마스크 스티커

해외 패션계의 호평을 이끌어낸 그는 K-패션을 이끄는 디자이너로 손꼽힌다. 그는 아버지인 이상봉 디자이너의 ‘이상봉컬렉션’에서 디자인 팀장을 맡다 2013년 LIE를 런칭했다. “아버지의 이름이 아닌, 제 실력으로 인정을 받고 싶었어요. LIE가 국내보다 해외를 더 공략한 여러 이유 중 하나였죠.”

이 디자이너는 코로나19 이후 환경과 습관의 변화를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2018 F/W 시즌에 위기에 빠진 북극곰을 주제로 컬렉션을 선보인 후로 환경에 덜 유해한 소재를 많이 쓰려고 해요. 그때만 해도 환경이 이렇게 단시간에 사회 변화를 일으킬 거라 생각하진 못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과 국내 유통 시스템의 필요성을 느낀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청담동 사옥 '더 에디션 청담'에서 만난 LIE의 이청청 디자이너. 김나현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 청담동 사옥 '더 에디션 청담'에서 만난 LIE의 이청청 디자이너. 김나현 기자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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