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DMZ 평화관광’ 중단 8개월…파주·철원·고성 3개 지자체 반발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0일부터 시범 운영 중인 ‘임진각 평화 곤돌라’. 뉴스1

지난달 20일부터 시범 운영 중인 ‘임진각 평화 곤돌라’. 뉴스1

경기도 파주시가 올해 초 민통선(민간인 출입통제선)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임진각 평화 곤돌라’를 야심적으로 조성했다. 파주 민통선 관광의 새로운 명물이다. 하지만 시는 당초 올해 3월 개장하려던 계획을 민통선 관광 중단 여파로 몇 차례 연기한 가운데 정식 개장 시기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임진강을 가로질러 남북으로 놓인 임진각 평화 곤돌라는 총사업비 327억원을 들여 2018년 10월 착공, 올해 1월 말 완공됐다. 곤돌라는 임진강 남쪽 임진각 관광지와 안보 체험관인 임진강 북쪽 반환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 간에 850m 길이로 조성됐다. 곤돌라 캐빈은 10인용으로 26대가 운행된다. 일반 캐빈 17대, 크리스탈 캐빈 9대씩이다.

시는 앞서 2월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자 곤돌라 개장을 4월로 연기한 상태에서 지난달 20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말 그대로 부분적 운영이다. 민통선 관광 중단으로 민통선 안에 있는 캠프 그리브스에서는 내리지 못한 채 곤돌라를 타고 그대로 돌아나가는 방식이다. 시는 정부가 3월 22일부터 4월 19일까지를 ‘고강도 거리 두기’ 기간으로 정한 데 이어 다시 4월 20일부터 5월 5일까지를 ‘완화된 거리 두기’ 실천 기간으로 정해 사회적 이동을 줄이는 조처를 하자 개장일을 다시 미룬 상태다.

지난달 20일부터 시범 운영 중인 ‘임진각 평화 곤돌라’. 뉴스1

지난달 20일부터 시범 운영 중인 ‘임진각 평화 곤돌라’. 뉴스1

새 관광 명물 ‘임진각 평화 곤돌라’ 개장 시기 불투명  

민통선 지역에 대한 ‘DMZ 평화관광’ 중단이 8개월째다. 지난해 10월 2일 국내 처음으로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병하자 확산 방지를 위해 취해진 안보관광 중단은 올해 초 국내에서 처음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경기도 파주시와 강원도 철원군, 고성군 등 경기·강원 접경지 3개 지자체가 민통선 내 DMZ 평화관광 재개를 위한 공동 협력에 나선다. 파주시는 “오는 20일 파주시장, 철원군수, 고성군수와 지역주민 등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임진각 DMZ생태지원센터에서 DMZ 평화관광 재개를 위한 협력회의를 개최하고 접경지역 지역경제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각 시·군별 피해실태를 공유하고 주민 의견을 청취한 후 관광 재개를 위한 공동건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채택된 건의문은 DMZ 평화관광 재개 결정권을 가진 농식품부, 환경부, 국방부 등에 전달하고 접경지역의 피해실태를 알려 관광 재개를 촉구할 계획이다.

지난 2017년 4월 DMZ 광광에 나선 관광객들이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제3땅굴 견학을 마치고 나와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 2017년 4월 DMZ 광광에 나선 관광객들이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제3땅굴 견학을 마치고 나와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해 490만명 찾았던 평화관광 중단 8개월  

한편 문화관광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평화관광지를 방문한 490만명 중 88%인 430만명이 파주시와 철원군, 고성군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핵심 관광자원 중 하나인 평화관광이 8개월째 멈춰 있는 것이다. 파주시에 따르면 8개월간 이어진 관광중단으로 관광업계 매출과 입장료 수입 감소 등 파주지역의 피해액은 27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임진각 인근 문산지역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78% 감소해 지역 상인들이 생존권까지 위협받고 있다.

반면, DMZ 평화관광지와는 달리 전국의 국공립 유적지, 박물관은 지난 11일부터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면서 대부분 재개돼 관광정책 형평성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그동안 관광 재개를 위해 방역을 강화하고 야생멧돼지 포획도 마무리하는 등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다”며 “평화관광에 기대어 생계를 이어오고 있는 지역상권이 줄도산하기 전에 하루빨리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