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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안철수 저격 이준석 “본심은 野단일주자”…'X신' 악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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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7일 “안철수 대표가 대선에서 야권 단일주자로 뛰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전날 “나는 야권이지만 보수는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나와 “총선 민심으로 봤을 때 순수 자유주의적 우파보수라는 개념으로 다음 대선을 돌파할 수 있겠느냐에 대해서 보수 진영도 회의적”이라며 “그러다 보니 굳이 그런 이념적 위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안 대표가 그런 것까지 염두에 두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또 “사실 안 대표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행보인데 내가 먼저 언급하면 싫어하는 것 같다”며 “하고 싶은 것도 괜히 부모님이 먼저 하라고 그러면 하기 싫어지고 청개구리 본성 있을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가 지난 4월 20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렸다. 이준석 최고위원이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가 지난 4월 20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렸다. 이준석 최고위원이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

안 대표는 지난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낸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동의하는 어떤 당과도 손잡겠다”고 말했다. 또 “나는 야권이다. 보수라고 말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책임 많은 정부 여당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견지했다”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날에는 국민의당과 미래한국당과의 ‘연합교섭단체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국민의당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이 최고위원은 “본진인 통합당과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냐”고 재차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 최고위원이 이틀 연속 안 대표를 향한 공개 발언을 하면서 둘의 인연에도 새삼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은 2016년 20대 총선 때 서울 노원병에서 맞붙었다. 당시 국민의당 후보였던 안 대표가 52.3%(5만3930표)의 득표율로 31.3%(3만2285표)에 그친 이준석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후보를 꺾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4월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당사 개표상황실을 찾아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4월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당사 개표상황실을 찾아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2018년 2월 바른미래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창당하면서 두 사람은 한배를 탔지만 ‘안철수계 vs 유승민계’의 공천 계파 등으로 갈등을 빚었다. 이 최고위원은 유승민계로 분류된다. 지난해 10월에는 이 최고위원이 외부 행사 뒤풀이에서 안 대표에 대해 “X신”, “인간 수준이 안됐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나 바른미래당 윤리위가 징계(직위해제)를 내리기도 했다. 안 대표가 지난 1월 정계가 복귀한 이후에는 “안 대표의 상징성을 간과하면 안 된다”며 연대론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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