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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마리 야생 멧돼지 사체서 기름·뼈 분리해 퇴비화

중앙일보

입력

멧돼지. 연합뉴스

멧돼지. 연합뉴스

경북에서 포획된 야생 멧돼지들이 '렌더링' 처리를 거쳐 농가 퇴비로 재활용됐다. 렌더링 처리는 멧돼지 사체를 130도 고온·고압 처리해 기름과 뼈, 일부 흐물거리는 살로 별도 분리해 분말 형태로 만들어 퇴비화하는 공정이다.

경북 상주시 1900여마리 멧돼지 포획 #이중 67마리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사 #고라니 5000여마리 포획해 거름으로 #"야생동물 농가에 피해 없도록 만전"

경북 상주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상주지역 야산 일대에서 멧돼지 1900여 마리를 포획해 이같이 퇴비로 만들었다고 7일 밝혔다.

포획 멧돼지 가운데 67마리는 별도로 피를 뽑아 경상북도 동물위생시험소에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사 의뢰.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1900여 마리 멧돼지는 상주시 유해 야생동물 피해방지단 27명이 붙잡은 것이다. 피해방지단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연천에서 첫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후 꾸려진 전문 포획단.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 100%에 이르는 돼지 전염병이다. 환경당국 조사결과, 돼지 전염병은 경기도 민통선 인근 멧돼지를 매개로 국내에 번져나가는 것으로 추정됐었다.

상주시 관계자는 "멧돼지를 포획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유무를 확인했고, 사체를 도살 처분해버리지 않고 퇴비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두 가지 효과를 얻은 셈이다"고 했다.

피해방지단은 야생 멧돼지 포획과 함께 고라니 5358마리도 붙잡았다. 야생 고라니는 농가에 무리를 지어 내려와 농작물을 뜯어먹는 등 피해를 준다. 매년 일정 기간 포수들에게 고라니 포획을 지자체에서 허가하는 이유다.

포획한 야생 고라니 5358마리는 대부분 농가 '거름'으로 쓰였다. 밭이나 논 아래 묻어 농작물의 영양분이 되도록 사용됐다. 과거 일부 농가에선 포획한 고라니를 식용으로 먹기도 했었다. 과거 식용으로 쓰인 사실을 보여주듯, "고라니를 먹으면 재수가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기도 했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유해야생 동물 포획단 활동과 별개로 야생동물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1억9600만원의 예산을 세워 철선울타리·전기목책기 등 야생동물피해예방시설 설치비용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가들이 유해 야생동물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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