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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4분기 플러스 성장” Fed 실력자 2인도 V자 반등론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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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왼쪽)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

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왼쪽)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

미국 경기 급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비아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격리조치가 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얼어붙었던 실물 경제에 온기가 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밋빛 전망의 주인공은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다. 그는 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면 경기 회복이 시작될 수 있다”고 확언했다. CNBC 앵커가 구체적 회복 시점을 찍어달라고 하자 그는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모두 플러스 성장을 예상한다”고 답했다.

“2분기가 가장 심한 궤도 이탈” #1주일 만에 잿빛→장밋빛 바뀌어 #학계선 “정책 실수로 W자형 걱정”

클라리다의 예측이 맞는다면 미국 경제는 지금이 최저점이다. 2분기(4~6월)를 지나 곧바로 회복 국면에 들어가는 V자 형태 급반등이 일어난다는 게 클라리다의 전망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본격적인 타격이 3분기에 구체화하고, 경기 침체 국면으로 들어간 뒤 반등할 것이란 U자 형태 반등 예측보다 희망적이다.

Fed의 지부 격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제임스 불러드 역시 전국실물경제협회 주최 화상회의에서 “미국 경제가 이전의 다른 충격보다 더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불러드는 이어 “미국 경제는 2분기에 가장 심한 궤도 이탈(하강)을 보인 뒤 3분기인 과도기를 거쳐 4분기에 정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역시 V자 반등을 예측한 셈이다.

불과 약 1주일 전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8%로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던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1분기 역성장 지표를 두고 “미국의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는 확실한 신호”(블룸버그통신)라는 우려가 우세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가 회복될 거란 기대감에 힘입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서부에선 캘리포니아 주(州) 정부가 8일부터 일부 소매 업체들의 영업 재개를 허가했으며 동부의 뉴욕주 역시 4단계에 걸쳐 경제 재가동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백악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애리조나주 마스크 공장을 방문해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못해도 미국은 곧 (일상생활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가 회복하면서 유가도 멋지게 올라가고 있다”라는 트윗도 올렸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이번 달 25일인 미국) 현충일 이전에 (백악관의 코로나19 전담) 태스크포스를 해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며 보조를 맞췄다. 최악은 지나갔다는 희망적 발언이다.

그러나 미국 학계와 언론에선 장밋빛 전망은 이르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거시 경제학의 권위자인 제프리 프랑켈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최근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세미나에서 “정치 지도자들의 정책 실수로 발생하는 W자형 회복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기가 잠시 살아났다가 다시 주저앉는 더블 딥(이중 침체)을 우려한 발언이다.

펜스 부통령의 코로나19 백악관 TF 해체 검토 발언에 대해서도 미국 폴리티코는 “의료계에선 TF의 해산은 이르다는 우려가 높다”고 보도했다. 오는 8일 발표되는 미국 실업률이 향후 미국 경제회복의 속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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