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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핏줄 ‘고속철도’…10대 교통 허브 도시는 어디

중앙일보

입력

물고기는 물길을 알아야 잡을 수 있다. 어디로 고기가 흘러 모일지를 예측해야 한다. 그것이 ‘길목’이다.

중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소비 흐름을 파악하려면 물류를 알아야 한다. 돈의 흐름과 물건의 흐름이 함께 가기 때문이다. 길목을 공략해야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사진 CGTN]

[사진 CGTN]

물류 핵심은 교통이다. 중국 교통의 ‘길목’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철도에서 찾기가 가장 쉽다. 현재 중국 정부의 적극적 투자로 교통 산업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기차역에서 사람들이 열차를 탑승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기차역에서 사람들이 열차를 탑승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철길 길목’은 다른 말로 ‘교통 허브’다. 교통 허브와의 거리에 따라 모이는 물류와 사람 수가 다르다. 철맥(鐵脈)에 자리한 교통 허브에 주목할 이유다. 대표적 허브 10곳을 꼽아 봤다.

우한(武漢)

지난달 2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기차역에서 방역 장비를 입은 한 남성이 열차에 탑승해 좌석으로 가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기차역에서 방역 장비를 입은 한 남성이 열차에 탑승해 좌석으로 가고 있다.[AFP=연합뉴스]

중국 교통 허브의 위력을 지난 1월과 2월 확실히 보여줬다. 코로나19 창궐 때다. 교통 허브 도시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전염병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번졌다. 1시간에 300km인 고속철도를 타고 말이다. 우한과 가장 멀리 떨어진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삽시간에 창궐했다. 산둥성 웨이하이(威海)도 마찬가지였다. 웨이하이는 우한 발 산둥행 고속철도의 종착지다.

[사진 진르터우탸오]

[사진 진르터우탸오]

우한에서 뻗은 12방향의 철로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중국 물류 이동의 핵심축이 될 것이다.

정저우(鄭州)

정저우 동역. [사진 바이두바이커]

정저우 동역. [사진 바이두바이커]

허난성 정저우는 흔히 ‘중국 철로(鐵路)의 심장’이라고 불린다. 중국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한껏 활용해 도시 발전을 이뤘다. 정저우에서 출발해 베이징, 지난, 쉬저우, 우한, 시안 등 전국 각지로 뻗어 나가는 고속철망은 건설 중이다. 대륙 전체 교통축으로 봐도 베이징~광저우, 간쑤성~하이난성을 잇는 고속철이 열십자로 교차하는 요충지다. 2016년 10월 정저우 고속철이 개통되면서 허난, 안후이, 장쑤 등 성급 도시들과 중원지역, 창장 삼각주 지역들도 정저우로 인해 함께 경제가 부흥했다. 현재 정저우 고속철로 약 130곳의 도시를 직행할 수 있다.

허페이(合肥)

[사진 진르터우탸오]

[사진 진르터우탸오]

안후이성의 성도인 이곳은 역사적으로 지리적 요충지로 주목받았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서 ‘강남의 머리이며, 중원의 목구멍(江南之首 中原之喉)’인 이곳을 두고 조조와 손권은 몇 차례나 격전을 벌였다. 현대에 와서도 허페이의 진가는 여전하다. 특히 고속철도가 건설되면서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시안과 칭다오, 충칭 등으로 뻗어 나가는 고속철의 중심지가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안(西安)

[사진 진르터우탸오]

[사진 진르터우탸오]

북서 지역의 대표적 교통 요충지다. 이 지역에서 가장 최대 고속철도 교통 허브로 꼽힌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곳이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중국 내륙 출발점이라는 점이다. 지난 2018년 시안~란저우~우루무치를 잇는 2300㎞ 고속철 노선이 완공됐다. 여기에 베이징과 상하이 등 동부 대도시와도 곧바로 연결돼, 시안은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앞으로도 담당할 전망이다.

베이징(北京)

베이징 남역. [사진 차이나랩]

베이징 남역. [사진 차이나랩]

중국 대륙 전체로 보면 북동쪽에 쏠려 있지만, 누구도 베이징을 교통 허브로 의심하지는 않는다. 수많은 고속철 노선이 이곳에서 운행을 시작해 각지로 뻗어 나간다.

상하이(上海)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한 여성이 방역 장비를 입은 채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한 여성이 방역 장비를 입은 채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경제 중심지로서 상하이의 위상을 생각하면 이곳이 중국 동부지방에서 가장 중요한 교통 허브란 사실은 의심할 수 없다. 상하이~베이징, 상하이~난징, 상하이~항저우, 상하이~쿤밍 등 주요 고속철 노선이 이곳에서 시작한다.

광저우(廣州)

광저우-선전-홍콩 고속철 노선도. [사진 위키피디아]

광저우-선전-홍콩 고속철 노선도. [사진 위키피디아]

남부 지방의 핵심 도시다. 2018년엔 홍콩 최초의 고속철도인 광저우-선전-홍콩 고속철도(홍콩 구간)가 23일 개통하면서 홍콩과 대륙을 잇는 핵심 역할을 더 담당하게 됐다. 남중국해를 두고 공항과 항만 허브의 기능 역시 담당하고 있다.

청두(成都)

청두역. [사진 셔터스톡]

청두역. [사진 셔터스톡]

남서 지방의 핵심 도시 청두. 하지만 내륙에 있어 해안 지역보다 개발이 덜 됐다고 들렸던 곳이다. 또 다른 내륙 도시인 산시성 성도 시안과 2017년 고속철도 전 구간이 개통됐다. 17시간이던 운행시간이 3시간대로 줄었다. 청두는 티베트 자치구로 들어가는 길목이라는 특성도 갖고 있어 향후 개발 가능성이 크다.

난징(南京)

난징 남역. [사진 바이두바이커]

난징 남역. [사진 바이두바이커]

최근 정저우나 허페이가 성장하면서 그 위상이 조금씩 작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강남 지역의 주요한 교통 허브임은 분명하다.

쉬저우(徐州)

(191022) -- NANJING, Oct. 22, 2019 (Xinhua) -- Aerial photo taken on Oct. 20, 2019 shows scenery of Fangwan Wetland Park in Suining County of Xuzhou City, east China's Jiangsu Province. (Xinhua/Ji Chunpeng)〈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91022) -- NANJING, Oct. 22, 2019 (Xinhua) -- Aerial photo taken on Oct. 20, 2019 shows scenery of Fangwan Wetland Park in Suining County of Xuzhou City, east China's Jiangsu Province. (Xinhua/Ji Chunpeng)〈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와 중국의 동서 대동맥으로 불리는 롱하이(龍海)철도가 만나는 곳이다. 이로 인해 유사시 항상 전략적 요충지로서 전란 때 서로가 쟁탈하려 했던 중요한 지역이다. 현재도 이러한 지리적 이점은 여전하다.

中 철도, 국가 차원의  육성 산업이다.

중국이 2030년까지 건설할 철도망의 모습. [사진 진르터우탸오]

중국이 2030년까지 건설할 철도망의 모습. [사진 진르터우탸오]

중국 정부는 이른바 ‘8종 8횡(八縱八橫)’이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중국 전역을 16개 노선으로 잇겠다는 계획이다.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는 8개의 노선(8종),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르는 8개의 노선(8횡)을 말한다. 2009년부터 10년간 중국이 건설한 고속철도망만 2만 5000㎞에 이른다.

거미줄처럼 대륙을 연결해 인민들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활발한 경제 활동을 일으키겠다는 생각이다. 나아가 도농 간 빈부 격차까지 해소할 계획이다. 향후 고속철이 중국 경제의 핏줄과 같은 위상을 지닐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도 중국 철도 교통 허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이나랩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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