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해도 손 벌릴 곳은 중국뿐…中, 하루 마스크 10억 개 수출

중앙일보

입력 2020.04.28 05:00

업데이트 2020.04.28 09:57

10억

지난 2월 중국 쓰촨성 수이닝시 마스크 공장에서 직원들이 완성된 마스크를 포장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2월 중국 쓰촨성 수이닝시 마스크 공장에서 직원들이 완성된 마스크를 포장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24일 하루 중국이 수출한 마스크 개수다. 코로나19 와중에 중국이 마스크를 많이 팔았다고 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팔았을까. 이를 알 수 있는 수치가 중국 정부에서 최근 나왔다.

中 3~4월 해외 마스크 판매 211억개
의료물품 팔아 10조 가까이 벌어들여
마스크 대량으로 구할 곳은 중국 뿐
서구 바이어, 중국 생산업체 눈치봐
싼 값에 외주 줬다 코로나19로 고통
한국도 산업 포트폴리오 재검토해야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진하이(金海) 중국 해관총서 국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부터 4월 25일까지 중국이 전 세계에 수출한 방역 관련 물품 규모를 공개했다.

지난 2월 중국 허베이성 한단시에 있는 한 마스크 공장에서 직원들이 생산된 마스크를 정리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 2월 중국 허베이성 한단시에 있는 한 마스크 공장에서 직원들이 생산된 마스크를 정리하고 있다.[AFP=연합뉴스]

가장 많이 판 것은 역시 마스크다. 이 기간 동안 211억 개를 팔았다. 하루 동안 가장 많이 팔린 날은 지난 24일인데 이때에만 10억 개가 해외로 팔렸다. 이는 지난달 31일 2억 2400만 개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다른 의료 물품 판매도 엄청나다. 방역복은 같은 기간 약 1억 1000만 개가 팔렸다. 고글은 약 3400만 개, 심전도 등 환자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전자 모니터 기기는 11만 개다. 체온계도 930만 개가 팔렸다. 수술용 장갑은 7억 6300만 개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매출만큼 벌어들인 수입도 상당하다.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수출한 코로나19 관련 방역 물품 매출 규모는 총 550억 위안(약 9조5678억원)이다. 코로나19 관련 방역 물품 전체로 보면 지난달에 10억 위안(약 1739억원)이던 1일 매출 규모는 4월 초 20억 위안(약 3479억원)으로 뛰었다. 곧 25억 위안(4339억원)으로 뛸 전망이다. 중국 상무부 리싱치안 국장은 25일까지 총 74개국, 국제기구 6곳과 의료 물품 수출 관련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관련 중국산 제품을 불신한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 불량인 마스크와 진단키트를 반품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하지만 그것이 중국산 제품을 안 쓴다는 말은 아니다.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믿을 건 중국뿐이다. 대량으로 코로나19 관련 방역 물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이 중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관총서 통계는 이를 방증한다.

아쉬운 건 서구다. 울며 겨자 먹기라도 중국을 찾을 수밖에.

지난 24일 독일 베를린에서 중국 궤도차 생산 기업 CRRC(中國中車)가 의료물품을 독일에 기증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지난 24일 독일 베를린에서 중국 궤도차 생산 기업 CRRC(中國中車)가 의료물품을 독일에 기증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실제로 유럽과 미국에선 중국산 물품 쟁탈전이 벌어진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산 코로나 의료물품 시장이 무법천지(wild west :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서 유래)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급망이 충분하지 않으니 한 나라에서도 정부와 병원, 기업들끼리도 웃돈을 얹어 가며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당장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급한 서구 바이어들은 중국 제조사들에 끌려가고 있다고 한다. 물품 계약을 맺을 때가 대표적이다. 대다수의 계약은 선불로 이뤄진다. 중국 업체들은 전체 금액의 50%를 계약서 사인 직후 바로 요구하고, 나머지 금액도 실제 마스크가 인도되기도 전에 받아 간다고 한다. WSJ는 “일반적으로 기업이나 기관 구매자는 제품을 받은 뒤 한 달간 제품 품질 등에 대한 검수를 진행한 후 비용을 지불해 왔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와중엔 많은 곳이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니 중국 눈치를 안 볼 수가 없다.

지난 26일 영국 런던의 한 거리의 벽에 마스크를 쓴 간호사 그림이 걸려 있다.[신화=연합뉴스]

지난 26일 영국 런던의 한 거리의 벽에 마스크를 쓴 간호사 그림이 걸려 있다.[신화=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를 확산시킨 책임을 중국에 물겠다고 호기롭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관련 보고서도 제대로 못 낸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유럽 연합(EU)은 지난 21일 코로나 사태 동안 중국이 조직적으로 가짜 정보를 퍼뜨리는 실태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펴내려다 중국의 압박을 받고 핵심 내용을 삭제했다. EU에 파견된 중국 외교관이 EU 측에, 베이징에서 주(駐) 중국 EU 대표부에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초안대로 보고서가 나오면 EU와의 관계가 나빠질 것"이라며 위협했다고 알려졌다.

27일 독일 함의 한 상점에서 점원이 마스크를 쓴 채 가게를 지키고 있다. 함을 비롯한 독일 전역에선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됐다.[EPA=연합뉴스]

27일 독일 함의 한 상점에서 점원이 마스크를 쓴 채 가게를 지키고 있다. 함을 비롯한 독일 전역에선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됐다.[EPA=연합뉴스]

코로나19는 싼값에 ‘외주(外注)’를 줘 이득을 보던 미국과 유럽에 처절한 고통을 안기고 있다. WSJ는 “마스크를 비롯한 의료물품 쟁탈전은 서구가 그동안 얼마나 중국에 의존했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한다. 그럼에도 방법은 없다. 전염병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당장 마스크 1장이 아쉽다. 중국을 바라보지 않을 수 없다.

자체적으로 마스크 생산기지를 가지지 않았다면 한국에도 닥쳤을 일이다.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코로나19와의 전쟁 와중에도 우리의 산업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차이나랩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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