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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훈련' 명목으로 인분 먹인 교회, 강제 해산 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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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훈련'을 명목으로 신도에게 인분(人糞)을 먹이는 등 가혹 행위를 강요한 의혹을 받는 교회를 강제 해산해달라는 주장이 나왔다.

5일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신앙 훈련을 명목으로 신도들에게 가혹행위를 강요한 서울의 한 교회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보자들의 발언은 신변 보호를 위해 천막 뒤에서 진행됐다. [연합뉴스]

5일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신앙 훈련을 명목으로 신도들에게 가혹행위를 강요한 서울의 한 교회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보자들의 발언은 신변 보호를 위해 천막 뒤에서 진행됐다. [연합뉴스]

5일 서울 동대문구 A교회의 전 신도 20여명과 시민단체 평화나무(이사장 김용민)는 서울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교회는 비상식적이고 가학적인 훈련을 통해 신도들을 길들이고 착취해왔다"며 "일종의 '그루밍 범죄'를 저질러온 교회 담임목사를 법적으로 처벌하고, 교회 역시 강제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평소 A교회는 '리더십을 기르는 훈련'이라며 신도들에게 자신의 인분 먹기, 돌아가며 매 맞기, 불가마에서 견디기, 공동묘지에서 기도하며 담력 기르기 등 엽기적인 행위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신도는 "교회 모임을 주도하는 '리더'가 인분을 먹으라고 지시해 할 수 없이 인분 먹는 영상을 찍어 보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신도는 "영화나 책 등 대중매체를 접하기 전에도 리더에게 허락을 받아야 했고, 리더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훈계를 위한 모임에 보내져 폭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앞서 A교회의 신도 중 한 명은 "2018년 10월 신앙 훈련을 명목으로 '잠 안 자고 버티기' 훈련을 받다 뇌출혈로 쓰러져 1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며 교회 관계자들을 고소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나무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다른 피해사례 중에서는 리더십을 기른다는 명목으로 낚시터에서 파는 구더기를 먹거나, 한밤에 한적한 곳에 함께 모여 채찍으로 등허리를 맞았다는 증언도 있다.

이헌주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은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인권 유린과 폭력이 정당화돼서는 안 된다"며 "응당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교회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리더십 프로그램은 자발적으로 진행된 것이며 강제성은 없었고, 훈련 도중 쓰러진 신도에 대해서도 즉시 응급차를 부르는 등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반박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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