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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로에 '서울광장 두배' 인도···박원순표 광화문광장 탄력?

중앙일보

입력

서울 광화문 광장 전경. 뉴스1

서울 광화문 광장 전경. 뉴스1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세종대로 차로를 줄이고 보행 공간을 넓혀 이 지역을 서울의 대표 보행 거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골자는 세종대로 사거리~숭례문 사거리~서울역 사거리 1.5㎞ 구간 차로를 9~12차로에서 7~9차로로 줄이고 이 자리에 1만3950㎡의 보행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6449㎡)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서울시 ‘세종대로 도로 재편’ 발표 #광화문 광장 보행화, 교통과 연계

서울시는 세종대로 차로를 줄이면서 기존 보도를 연결하는 횡단보도를 모두 표면보다 조금 높은 고원식으로 바꾸고 횡단보도 위치를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확보한 보행공간에는 이팝나무, 느티나무 등 19종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보행길 각 지점에 가로수 보호판, 디자인 벤치 등을 설치해 쉼터공간으로도 활용한다. 서울시는 이 공사를 이르면 5월 말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대로 차로 줄이고 보행공간 넓혀 

세종대로 도로 공간 재편사업의 밑그림이 나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새 광화문 광장’ 계획이 탄력을 받을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 시장이 2018년부터 추진해온 새 광화문 광장 조성 사업이 세종대로 도로 재편과 맞물려 있어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월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월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 광화문 광장 조성은 광장을 넓히고 광화문 앞에 월대(月臺·궁궐 같은 중요 건물 앞에 설치하는 넓은 단)를 복원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4월 이 계획을 발표했지만, 행정안전부,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2019년 9월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추진 당시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박 시장의 대선용 업적 쌓기가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으로 꾸준히 이목을 끌어왔다.

연기된 새 광화문 광장, 2월 다시 등장  

박 시장이 다시 광화문 광장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지난 2월이다. 서울시는 시민·전문가·시민단체 등과 새 광화문 광장 조성과 관련해 61회 소통했다며 그 결과물을 발표했다. 광장을 넓히고 월대를 복원한다는 큰 틀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시민 의견을 반영해 단계적으로 전면 보행화를 추진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광화문 앞 사직로 일부를 광장으로 바꾸고 정부서울청사를 우회하는 U자형 도로를 만든다는 계획은 현재 노선 유지로 바꿨다. 월대 복원은 문화재청과 논의해 추진기로 했다.

서울시는 단계적 전면 보행화를 위해 시민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모아 세종대로 설계안을 확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대로 등 도로 공간 재편에 따른 교통 정책도 병행한다. 세종대로 도로 재편과 새 광화문 광장 조성은 취지가 다른 별개의 사업이지만 내용 면에서 접점이 있다.

세종대로 도로공간 재편 조감도. [자료 서울시]

세종대로 도로공간 재편 조감도. [자료 서울시]

“차로 축소되면 광장 확대 기회 생겨”

박태주 서울시 보행정책과장은 “세종대로를 포함한 한양도성 내 도로들의 차로를 줄이고 보행친화공간을 넓힌다는 구상안은 광화문 광장이 얘기되기 전인 2016년에 나온 것”이라며 “이번에 세종대로 일부 구간 공사를 먼저 하고 새 광화문 광장 사업 내용이 정해지면 세종대로 사거리를 그에 맞게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수 서울시 광장사업반장은 “도심부 교통정책으로 차로가 축소되면 광장을 확대할 기회가 생긴다”며 “새 광화문 광장 사업을 확대 해석하는 면이 있는데 이 사업의 목적은 보행성 개선, 역사성 회복, 시민 활용성 증진”이라고 설명했다. 새 광화문 광장 사업은 2월 발표한 시민 소통 결과에 따라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이번 세종대로 도로 공간 재편으로 1년 후쯤부터 교통 체계도 달라질 전망이다. 세종도로 전 구간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된다. 박 과장은 “도심권 안에서 1㎞ 이내 거리는 걸어서, 그 이상 거리는 자전거나 버스로 신속하고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범운영 중인 도심 순환버스를 확충하고 외곽에서 들어오는 버스는 경기·인천과 협의해 도심 밖에서 환승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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