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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도 골프 시켜볼까?

중앙일보

입력

어린이 골프 시장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속에 저변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 골프존]

어린이 골프 시장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속에 저변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 골프존]

 주 52시간 시대가 정착되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 가면서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는 것도 늘고 있다. 공연·영화 관람, 체험형 프로그램, 캠핑 등 가족이 함께 즐길 만 한 레저 활동도 늘었고, 관련 산업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국내 골프에서 소외됐던 어린이 #최근 관련 프로그램, 시설 늘어 #전반적 인식도 '긍정' 크게 높아 #"인격 형성 도움, 사회성도 키워" #저변 확대 위해 사회적 관심 필요

스포츠 활동 중에서 가족들이 모두 함께 즐길 만 한 것으로는 골프가 단연 손꼽힌다. 실력을 떠나 누구 하나 소외받지 않고 다 같이 할 수 있는 스포츠 활동이기 때문에 ‘가족 스포츠’로도 부를 만하다.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들 중에선 가족들 모두 함께 골프를 하는 걸 꿈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최근 들어 어린이 골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스내그 골프. [사진 한국스내그골프협회]

최근 들어 어린이 골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스내그 골프. [사진 한국스내그골프협회]

최근 들어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기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놀이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골프를 쉽게 접하게 하는 시설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 멤버스러닝센터]

최근 들어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기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놀이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골프를 쉽게 접하게 하는 시설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 멤버스러닝센터]

가족과 관련한 활동에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대상은 어린이다.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교 6학년 사이의 자녀를 둔 가정은 높은 구매력을 바탕으로 하나의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저출산 시대지만 교육, 문화 등에서 전반적인 소비 폭이 넓어지면서 산업 규모가 그만큼 더 커졌다. 반대로 국내 골프에서 어린이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돼왔다. 골프장에서 골프를 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또 스크린 골프장, 연습장이 크게 늘어난 것과 달리 어린이들만을 위한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다. ‘골프는 성인들이 하는 스포츠’라는 인식 탓이 컸다.

JTBC골프 매거진이 JTBC골프 네이버 밴드 회원 중 425명의 골퍼들이 지난달 15~19일에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국내 어린이 골프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답변이 훨씬 높았다. 자녀 또는 손자, 손녀에게 골프를 시킨 적이 있었는지에 대한 설문에 응답자 중 64.3%가 ‘없다’고 답했다. ‘골프를 시킨 적이 있다’는 응답은 35.7%였다. 또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길 만 한 장소를 알고 있는 지에 대한 설문에선 81.6%가 ‘모르고 있다’고 답해 ‘알고 있다’는 반응과 큰 차이를 보였다.

어린이 골프 용품 관련 시장이 활성화돼있는 지에 대한 설문에선 10명 중 9명(90.1%)이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기기에 환경이 충분한 지에 대한 질문에 도 83%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충분하다’는 답은 5.7%에 그쳤고, ‘그저 그렇다’고 인식한 비율도 11.3%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최근 들어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기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놀이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골프를 쉽게 접하게 하는 시설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 멤버스러닝센터]

최근 들어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기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놀이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골프를 쉽게 접하게 하는 시설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 멤버스러닝센터]

최근 들어 어린이 골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스내그 골프. [사진 한국스내그골프협회]

최근 들어 어린이 골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스내그 골프. [사진 한국스내그골프협회]

그나마 최근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어린이만을 위한 골프 프로그램, 연습장이 생겨나고, 스내그 골프, 파크 골프 등을 통해 골프를 접하는 어린이들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아이들이 골프를 하는 것에 대한 골퍼들의 전반적인 생각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향후 자녀, 손자, 손녀에게 골프를 시킬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무려 94.6%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어린이들이 골프를 경험하는 게 긍정적인 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설문에선 이보다 더 높은 97.4%가 ‘긍정적’이란 반응을 보였다. 향후에 아이와 함께 하는 대회가 열리면 참여할 의향이 있는 지에 대해서도 89.6%가 ‘나가겠다’는 답을 내놨다.

기존 골프에서 변형된 스내그 골프, 파크 골프로 골프를 쉽고 재미있게 접근해보는 시도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교 방과후 활동 프로그램에 골프를 편성한 학교가 늘어나고 있고, 어린이만을 위한 골프 교실이나 시설도 늘고 있다. 꼭 전문 선수가 아니더라도 태권도, 발레처럼 ‘골프를 놀이처럼 즐기면서 즐거움을 얻고 인성을 키울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색다른 놀이형 프로그램을 통해 골프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시설들도 눈길을 끈다.

골퍼들에게 아이들이 골프를 하는 것이 왜 필요한 지를 물었다. 가장 큰 이유는 ‘가족들끼리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란 응답이 54.8%로 절반을 넘었다. 이어 취미(24.6%)와 정서적으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장점(8%), 교육적 차원(5.2%)으로 골프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했다. 반면 자녀, 손자, 손녀들이 골프를 시키는 걸 망설이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44.7%)이 가장 높게 꼽혔다. 어린이를 위한 골프 환경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30%)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골프보다 공부가 우선(8.5%)이고, 사회적인 인식 부담(6.9%), 다른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5.7%)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골퍼들이 생각하는 어린이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포츠맨십을 통한 사회성 기르기(44.7%)였다. 아이들이 라운드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을 높게 평가했다. 또 재미, 자신감 등 정서 함양(34.8%), 건강한 몸 기르기(12.3%)도 중요한 요소였다.

최근 들어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기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놀이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골프를 쉽게 접하게 하는 시설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 멤버스러닝센터]

최근 들어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기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놀이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골프를 쉽게 접하게 하는 시설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 멤버스러닝센터]

전문가들은 유아 때부터 골프를 접하는 게 인격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조은애 멤버스러닝센터 원장은 “어떤 운동이든 어릴 때 하는 건 다 좋다. 그 중에서도 골프는 스스로 컨트롤을 하고, 사고력과 창의력, 나아가 사회성까지 키울 수 있는 최적의 스포츠”라고 했다. 서지연 지오골프 대표도 “오래 전부터 어린이들에게 골프를 가르치는 것에 관심을 가지면서 어린이들이 골프를 통해 생활 패턴이 바뀌거나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주목해봤다. 골프를 통해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되고, 삶 속에서 가족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다양화되고 늘어난 장점도 봤다. 또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하는 사례도 많았다”고 했다.

좋은 인식을 발판 삼아 국내 어린이 골프 인프라를 늘려가면 골프계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에서 운영하는 걸스 골프 프로그램의 인터내셔널 부문 디렉터를 7년간 맡았던 서지연 대표는 “학부모들 입장에선 어린이들에게 골프를 하는 게 경제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가족들이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란 점에서 투자할 가치도 크다. 아이들은 성인이 돼서도 골프를 하는 미래 골프 소비층이다. 때문에 골프장과 관련 업계에서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기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놀이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골프를 쉽게 접하게 하는 시설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 멤버스러닝센터]

최근 들어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기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놀이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골프를 쉽게 접하게 하는 시설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 멤버스러닝센터]

최근 들어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기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놀이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골프를 쉽게 접하게 하는 시설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 멤버스러닝센터]

최근 들어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기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놀이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골프를 쉽게 접하게 하는 시설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 멤버스러닝센터]

어린이 골프 저변 확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적 관심과 지원(33.3%)인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들도 골프를 할 수 있다는 사회적인 관심, 긍정적인 인식부터 출발해야 저변도 넓어질 수 있단 의미다. 골프를 시작하는 게 경제적인 부담이 있단 인식이 있는 만큼 좀 더 늘려야 할 어린이 골프 인프라로는 공적 시스템, 학교 체육을 통한 접근을 강조했다. 방과후 골프 수업이 늘어나야 한다는 응답이 35.7%로 가장 높았다.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 연습장(34.5%) 이상으로 학교 체육 안의 골프가 필요하단 의견이었다. 또 시청, 구청 등에서 진행하는 어린이 생활체육 골프교실이 늘어야 한단 비율도 13.2%를 기록했다. 사설 골프 아카데미(8.7%)와 차이가 있었다.

무엇보다 어린이 때부터 골프를 접하는 게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인식을 퍼트려 환경을 더 넓혀야 한단 주장도 있다. 한국스내그골프협회의 이상현 교육팀장은 “부모들 중에 자녀들과 골프 동반 라운드를 꿈꾸는 분들이 많다. 그만큼 인식 자체가 어른들만 즐기는 골프가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자체가 돼야 아이들도 골프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게 더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 어린이 골프에 관한 자세한 콘텐트는〈JTBC골프 매거진〉2020년 5월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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