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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김정은, 정말 이상 없었을까"…김병기 "말 겸손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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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20일 만에 공개활동...지난 1일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20일 만에 공개활동...지난 1일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 활동을 하며 건재함을 과시하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이 김 위원장 건강을 놓고 벌인 설전이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이자 국가정보원 출신인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은 건강 이상 가능성은 0.0001% 이하일 것”이라며 “김정은은 조만간 ‘짠’하고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 탈북민인 태 당선인에 대해 “‘태XX가 그러는데…’로 시작하는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그분이 무슨 정보가 있을 수 있나. 있으면 스파이”라고 불신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연합뉴스

이에 태 당선인은 페이스북에 “동료 의원이 ‘스파이’, ‘군경의 북한 정보파트 예산 전액 삭감’ 등 지나친 표현까지 써가며 (나를) 공격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감출 수 없다”고 맞받았다.

이어 “(김 의원의 주장은)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삶을 사는 수많은 탈북민에 대한 공격이고, 나를 선택해 국회에 보내준 강남 주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태 당선인은 “이분 주장대로라면 고위 탈북자들은 무조건 조용히 입 닫고 살라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김정은이 원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보다 더한 인신공격을 동료 정치인으로부터 받게 되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태 당선인은 “함께 의정활동을 해야 하는 동료를 헐뜯는 건 스스로 국회와 국회의원의 위상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북한 체제의 본질을 알리고 정확한 분석과 전망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 뉴스1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 뉴스1

그러자 김 의원은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20대 이후 대부분 생을 안보 라인에서 보냈던 제가 20대 이후 대한민국을 증오하고 험담하는데 대부분 생을 보냈을 분한테 한 소리 들었다. 웃고 넘어가려다 먼저 간 동료들이 생각나 한 자 적는다”라며 “몇 년 전까지 우리의 적을 위해 헌신했던 사실을 잊지 말고 더욱 겸손하고 언행에 신중하면 어떤가”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제가 태 당선인을 믿지 않는 것은 정치 때문이 아니라 근거도 없이 혼란을 가중시키는 언행 때문”이라며 “정부기관이 가지고 있지 않은 김정은 신변에 관한 의미 있는 정보가 만약 있다면 연락 달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김정은 관련 정보를) 어떻게 획득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일생을 정보기관에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제 발언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드리겠다. 스파이 여부와 상관없이”라고도 했다.

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한편 이날 태 당선인은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등장한 데 대해 “김정은이 스스로 거동하기 어려운 지경일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한 것은 결과적으로 다소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라며 추가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김일성·김정일 사망 당시 제가 겪은 사례들에 근거해 현 상황을 분석했다”며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은 외무성 등 북한 최고위급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최고 기밀 사항이라 외부에서 정확한 상황을 진단하는 데 한계가 크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 설전을 벌였던 태 당선인에 대해 “일반인이 공인됐으면 말의 무게를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신뢰할 만한 첩보가 있으면 정보당국에 제공해야 하는 것”이라고 또다시 지적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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