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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깜짝’ 등장···두문불출했던 20일간 쏟아진 온갖 억측 잠재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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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건강이상설이 제기되며 20일간 잠행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 활동 소식을 전하며 자신의 신변을 둘러싼 모든 억측을 잠재웠다.

2일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오전 첫 뉴스로 지난 1일 김 위원장이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또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재룡 내각 총리 등 간부들과 공장 내부를 둘러보는 사진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평양에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뒤 모습을 감췄다. 특히 나흘 뒤였던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집권 후 처음으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건너뛰면서  건강이상설이 증폭됐다.

4월 17일 국내 전문가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가능성을 제기했고 같은 달 20일에는 국내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김 위원장이 12일 김씨 일가를 치료하는 전문병원인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의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치료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건강이상설이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이어 21일 미국 CNN방송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중태에 빠졌다”고 신변이상설을 보도하면서 세계가 들썩였다.

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으며 김 위원장이 지방에 체류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체류 중인 곳으로는 휴양시설이 있는 강원도 원산이 지목됐다.

또한 김정은이 건재하며 그가 식별되지 않은 기간 동안 원산에 머물며 근처를 현지지도하는 등 정상적인 활동을 펼친 것으로 파악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도 위성사진을 통해 김 위원장 전용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21일, 23일, 29일 원산의 한 역에 정차돼 있다고 공개해 원산 체류설에 힘을 실었다.

김 위원장의 신변과 관련한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와중에도 북한 매체는 축전 교환, 감사 전달, 생일상 전달 등 김 위원장의 내치·외교 활동을 며칠 간격으로 전하며 건강이상설을 간접적으로 부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에서 일상적인 수준의 김 위원장 동정 보도만 이어질 뿐 그가 활동하는 사진과 영상 등이 나오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은 잦아들지 않았다. 더구나 CNN 보도가 부정확하다고 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김 위원장 신변을 묻는 관련 질문에 “김정은 상태 알지만 말 못한다. 그저 괜찮길 바란다” 등 애매모호한 언급을 이어가면서 오히려 의혹을 키웠다.

이에 외신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 사망 시 후계 구도를 분석한 기사들이 쏟아졌고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에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내 특이 동향이 없다는 정부 입장과 달리 탈북민 출신인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은 지난 28일 CNN과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일에는 탈북자 출신인 미래한국당 지성호 국회의원 당선인이 “김 위원장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99% 확신한다”고 발언하며 국내 뉴스포털을 장악했다.

지 당선인이 이르면 이번 주말, 늦으면 다음 주 중 북한이 김정은 사망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으나 강원도 원산에서 체류 중일 거라던 김 위원장이 평안남도 순천시에 위치한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깜짝 등장함으로써 그간 제기된 다양한 설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속 김 위원장은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서 환하게 웃으며 붉은 테이프를 자르고 주변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는 모습이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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