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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서 쓰는 SW 70%가량이 외국산…데이터 주권 차원 국내 에듀테크 키울 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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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4호 05면

초유의 온라인 개학 실험 

코로나19 사태로 시작된 사상 초유의 전국 초·중·고등학교 온라인 개학에 원격교육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특히 외국산 소프트웨어(SW)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과제로 떠올랐다. 1일 교육계와 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개학 후 3주가량 지난 현재 각 학교 원격수업에서 주로 쓰는 SW 대부분은 해외 기업이 운영 중이다. 전체의 70% 정도가 외국산 SW로 추정된다.

예컨대 최대 100명이 40분 동안 무료로 화면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인기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은 미국 기업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스가 만들었다. 창업자인 에릭 위안 최고경영자(CEO)와 연구·개발진 대부분은 중국 출신이라 논란도 됐다. 과거 줌 이용자 데이터가 중국 서버를 경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져서다. 줌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즈’나 구글의 ‘미트’ 같은 외국산 SW가 원격수업에 많이 쓰이고 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외국산 SW에 익숙한 교내 젊은 교사들로부터 이용법을 배워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산 SW의 편의성이 뛰어난 데다, 원격수업 자체가 이례적이라 적응이 쉽지 않다 보니 국산 대체재 이용에 더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플랫폼이 아닌 클라우드 같은 간접 분야에서도 외국산 SW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제외한 전국 초·중·고교생 40%가량이 원격수업 때 이용하는 학습관리시스템 ‘EBS 온라인 클래스’는 교육부와 한국교육방송공사가 운영하지만 MS 클라우드 ‘애저’를 쓴다.

전문가들은 인위로 국산 SW 이용을 장려하기보다 교육 현장의 편의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국내 원격교육 인프라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국산 SW 이용률 제고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기업 경쟁이 대등·치열해질수록 SW 품질이 발전할 뿐더러 길게 보면 데이터 주권 확보도 중요해서다. 정유신 서강대 교수는 “정부와 기업 모두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중요성이 더욱 커질 에듀테크(교육+기술) 산업을 지금부터라도 착실히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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