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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투 발벗고 나선 동산병원, 두 달간 630명 완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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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대구 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인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27일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한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인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27일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한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의 본관 문 앞에는 두 달 넘게 ‘병원 내부사정으로 외래 진료를 중단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일반 환자를 받지 않아서다. 대신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오갔다. 앞서 2월 18일 대구 지역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자, 동산병원은 같은 달 21일 병원을 통째로 비우고 정부에 감염병 전담병원이 되겠다고 자처했다. 이후 오로지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 2월21일 지역거점병원 자처 #병원을 통째로 비우고 치료 전념 #대구 지역 코로나 대응 일등공신 #“코로나19 종식할 때까지 최선”

질병관리본부는 당시 대구 지역 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동산병원·경북대병원 등 10곳을 지정했다. 하지만 모든 병원이 병상을 비우고 코로나19 치료만 해온 건 아니다. 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 두 곳만 일반 환자를 받지 않았다.

대구의료원은 공공병원이지만, 동산병원은 정부에서 지원받지 않는 민간병원이다. 동산병원의 경우 연말·연초에는 수술 등이 다수 잡혀 월 40억원 정도의 매출을 내곤 했다. 정부에서 내는 코로나19 치료비는 일반 치료비의 3분의 1수준이다. 일반 환자를 받지 않을 경우 병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됐다.

서영성 대구동산병원장은 “그때는 앞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환자는 넘쳐났고, 병상은 모자랐다. 일단 사람을 살리고 보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대구동산병원은 지난해 대구 달서구 계명대 부지에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을 추가 개원했다. 병원 측은 입원 환자의 동의를 받아 반나절 만에 136명을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옮겼다.

의료진들도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겠다고 나섰다. 서 병원장은 “수간호사들이 먼저 나서니, 다들 따라왔다”고 말했다. 동산병원 본관은 하나의 병동이 됐다. 의료진들은 다른 건물에 머물며 환자를 돌보기 위해 오갔다. 대구동산병원 의료진 200여 명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온 의료진들이 치료에 투입됐다. 의료 봉사 인력만 의사 150여 명, 간호사 350여 명이다.

의료진들은 레벨D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봤다.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돌보려면 방호복에 공기를 정화해 주는 전동식 호흡보호구(PAPR)까지 착용해야 했다. 필터 등이 빠지기 쉬워 의료진들은 2인 1조로 서로 장비를 확인해 주며 환자를 돌봤다. 치매 환자 병실은 더 바빴다. 의료진이 온종일 소리지르는 환자를 달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동산병원에 의료봉사를 온 의료진 중 한 명이다. 서울대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안 대표는 지난달 1일 동산병원을 찾아 15일간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총선에 뛰어들었다. 안 대표는 “또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27일 이곳을 찾아 다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동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28일 현재까지 840명이다. 이중 630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으며 19명이 사망했다. 이날 현재 132명 환자가 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채용운 대구동산병원 행정부장은 “환자가 줄어들면서 의료진들 표정이 전보다 밝아졌다”며 “아직 남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구의 대구의료원도 지난 2월 18일부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27일 기준 202명의 환자가 대구의료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두 병원은 코로나19가 종식할 때까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의료원 관계자는 “병원 내 모든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아야 감염병 전담병원 해제가 될 것 같다”며 “그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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