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곧 SK의 사회적 역할”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곧 SK의 사회적 역할이다.”
최태원(60) SK 회장이 지난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연구진을 격려하는 한편, 백신 개발을 독려했다.

28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근무 중인 백신 개발 담당 직원들과 화상으로 만나 “코로나19가 퍼질수록 백신 개발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개발에 대한 관심이 압박감으로 다가와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이어 “백신 개발을 위해서 때로는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으로도 출장을 간다고 들었다”며 “백신 개발의 가장 중요한 전제는 SK바이오사이언스 모든 구성원의 건강과 안전인 만큼 개인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최태원(맨 윗줄 왼쪽 둘째) SK그룹 회장이 그룹 내 백신 전문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들과 화상 간담회를 진행한 모습. 사진 SK그룹

최태원(맨 윗줄 왼쪽 둘째) SK그룹 회장이 그룹 내 백신 전문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들과 화상 간담회를 진행한 모습. 사진 SK그룹

SK케미칼의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전문 기업이다. 국내에선 코로나19 백신 관련 연구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코로나19 백신의 후보물질의 발현에 성공해, 본격적인 동물 효력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오는 9월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만든 항원(인체에 투여해 면역력을 위한 항체를 형성하게 하는 물질)을 여러 형태의 단백질 배양과 정제 과정을 거쳐 백신 후보물질로 확보했다. 이렇게 확보된 후보물질은 '서브 유닛(바이러스의 일부를 포함한 항원)' 형태로 다른 백신에 비해서 높은 안전성을 갖췄다고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한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한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 SK케미칼

최 회장은 화상 간담회에서 백신 개발 진행 경과를 세심히 챙겼다. 최 회장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형돼도 우리가 개발하는 백신으로 대응이 가능한가”라고 묻자, 개발팀은 “플랫폼은 일종의 기반 기술이라, 변이가 생기더라도 기존에 구축한 플랫폼에 적용하면 빠르게 새로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곤충 세포를 활용해 자궁경부암 백신을 만들거나 세균을 토대로 소아장염백신을 만든 경험을 갖고 있다. 나름의 노하우를 쌓아온 셈이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23일에도 중국과 일본, 미국 등 해외 8개 지역에 있는 SK그룹 직원들과도 화상 간담회를 했다. 최 회장은 간담회 시간의 대부분을 직원들의 건강과 생필품 확보 여부 등을 챙기는데 할애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어떻게 가속할지, 신규 사업은 어떻게 발굴할지, 투자 전략은 어떻게 재검토할지 현장에서 느끼는 아이디어를 많이 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현재의 위기를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