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뭐가 원숙한 처리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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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감에서 의원들은 송두율씨의 입국 배경과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박을 벌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즉각 구속 수사하라"고 촉구하면서 배후설을 제기했다. 민주당과 자민련 의원들도 구속 수사 주장에 동조했다. 반면 통합신당 의원들은 "근거 없는 색깔공세를 즉각 중단하라"며 맞받아쳤다. 국감장은 하루종일 이념논쟁으로 뜨거웠다.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은 "宋씨를 비호하고 미화하는 언동들로 미뤄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 좌익세력이 침투해 활동공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宋씨를 엄벌하고 배후를 철저히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함석재 의원은 "해방 이후 최고위급 거물간첩의 신병을 즉각 확보하고 구속기소하라"고 촉구한 뒤 "이참에 친북 좌익세력도 고구마 넝쿨째 뽑듯 백일하에 드러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의원은 "조직폭력배를 잡아도 먼저 배후를 캐는데, 건국 이래 최대의 간첩을 잡고도 배후 수사를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조순형 의원도 구속 수사를 강력히 촉구했다. 趙의원은 "국정원이 대통령 직속기관임을 감안할 때 노무현 대통령이 宋씨 입국에 전혀 간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원숙한 처리를 하라는데, 원숙한 처리란 게 대체 뭐냐"며 盧대통령에게도 직격탄을 날렸다. 또 "'당초 생각한 것보다 불리한 사실이 많은 것같다'는 盧대통령 발언은 마치 宋씨 변호인 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통합신당 천정배 의원은 "검찰 수사가 막 시작한 단계인 만큼 근거 없는 예단이나 색깔공세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민주세력에 흠집을 내고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시도는 성숙한 국민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방론 제동 건 한나라=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6일 당 국감대책회의에서 "정부 일각에서 추방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그걸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검찰의 수사의지에 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

崔대표는 "이번 사건은 명백한 간첩사건"이라며 "만일 검찰수사가 핵심을 피해갈 경우 한나라당은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정조사나 특검 도입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崔대표는 宋씨가 입국했을 때만 해도 추방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宋씨가 북한 노동당 서열 23위인 '김철수'임이 국정원 조사에서 드러난 이상 그냥 내보낼 수는 없다는 게 崔대표의 생각이다.

이상일.박신홍.임장혁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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