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돼지가 더 큰일…전염속도 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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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구제역은 아직까지 젖소.한우에게만 국한되고 있지만 통상적으로 소보다 돼지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어 방역당국에 ´돼지지키기´ 비상이 걸렸다.

돼지는 소보다 전염속도가 1백배 이상 빨라 신속한 방역과 퇴치가 어려운 데다 구제역에 걸린 돼지의 치사율도 소(5%) 의 10배 수준인 55%에 달하고 있다.

과거 덴마크.영국 등에서 발생한 소 구제역은 비교적 이른 시일 안에 방역.청정화가 가능했지만 1997년 대만에서 발생한 돼지 구제역의 경우 석달 만에 1백만마리가 감염되는 폭발적인 전파력을 보였다.

수의 전문가들도 일단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아직 돼지에게까지 확산되지 않은 것을 ´불행중 다행´ 으로 보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이번에 발생한 ´O형´ 구제역 바이러스는 특성상 돼지보다 소에게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이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역원 관계자는 "소는 초지에서 방목되기 때문에 공기중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지만 축사 안에서 사육되는 돼지는 노출 가능성이 작은 반면 감염시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오염.경계지역 내에서 젖소.한우뿐 아니라 미감염된 돼지.염소 등까지 도살.예방접종.혈청검사 등 방역대상으로 삼고 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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