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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찬스' 충남에선 안통했다···靑 출신 후보 4명 다 낙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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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청와대 출신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지만, 충남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은 모두 낙선했다. 이른바 ‘문재인 찬스’가 통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0일 충남 부여군 부여새시장에서 시민들에게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한 박수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0일 충남 부여군 부여새시장에서 시민들에게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한 박수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간판을 달고 총선에 출마한 25명(수석비서관·비서관·행정관급) 중 15명이 당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고민정 전 대변인을 비롯해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박수현, 공주·부여·청양에서 정진석에 패해 #나소열, 보령·서천 재대결서 김태흠에 분루 #복기왕, 3선 중진 이명수 높은 벽 넘지못해 #조한기, 통합당 성일종 당선인에 또다시 敗

충남에서는 청와대 출신 4명의 후보가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다. 문재인 정부 첫 번째 청와대 대변인인 공주·부여·청양 선거구의 박수현(56), 자치분권비서관을 지낸 보령·서천의 나소열(61), 정무비서관을 역임한 아산(갑) 복기왕(52), 제1부속비서관을 지낸 서산·태안 선거구의 조한기(54) 후보 등 4명이다.

이들은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 성공과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출마 의사를 밝히며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4명의 후보가 출마한 선거구는 모두 야당인 미래통합당 소속 후보가 현역 국회의원으로 일부 지역에선 20대 총선에 이어 리턴 매치가 벌어졌다.

4·15 총선을 7일 앞둔 8일 5일장이 열린 보령시 대천1동 옛 보령축협 앞에서 보령·서천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나소열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을 7일 앞둔 8일 5일장이 열린 보령시 대천1동 옛 보령축협 앞에서 보령·서천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나소열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천군수(3선)를 지낸 나소열 후보의 경우 민선 7기 출범 직후인 2018년 8월 충남 정무부지사로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청와대를 나왔다.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었다. 지난해 11월 부지사직에서 물러난 그는 지역을 누비며 본격적으로 선거를 준비했지만, 개표 결과 49.13%를 얻어 50.86%를 득표한 통합당 김태흠(57) 당선인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나 후보는 20대 총선 때도 김 당선인과 맞붙었지만, 지역 간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다. 나 후보는 서천(선거인 수 4만7346명), 김 당선인은 보령(8만7911명)이 고향이다.

‘대통령의 입’으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현역인 통합당 정진석(60) 당선인의 높은 벽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2016년 20대 총선 때도 정 당선인에게 패했던 그는 5선에 성공한 중진의 저력 앞에서 분루를 삼켰다. 최종 개표 결과 박 후보는 46.43%, 정 당선인은 48.65%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18년 2월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청와대 대변인에서 물러났던 박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도중 사퇴를 전격적으로 발표한다. 당시 박 후보는 충남지사 선거 당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유력한 후보였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패하면서 2년 뒤 지방선거나 4년 뒤 22대 총선을 기약하게 됐다.

지난 8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왼쪽)이 충남 아산시 온양전통시장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아산갑 복기왕 후보(가운데) 지원 연설에 앞서 두손을 번쩍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왼쪽)이 충남 아산시 온양전통시장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아산갑 복기왕 후보(가운데) 지원 연설에 앞서 두손을 번쩍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아산(갑)에 출마한 복기왕 후보는 통합당 이명수(65) 후보와의 대결에서 패했다. 국회의원(17대)과 재선 아산시장(민선 5·6기) 출신으로 청와대 정무비서관까지 지낸 그였지만 3선 중진의 관록을 넘지는 못했다. 이명수 당선인은 이번 총선 승리로 4선 고지에 올라서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던 조한기 후보는 네 번째 도전(재·보궐선거 포함)에서도 여의도행 티켓을 손에 쥐지 못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44.20%의 득표율로 52.69%를 얻은 통합당 성일종(57) 당선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조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 때 고(故) 성완종 국회의원에게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성일종 당선인에게 각각 패했다. 고 성완종 의원과 성일종 당선인은 형제간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선거를 일주일 앞둔 지난 8일 조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표심을 돌리지는 못했다.

4·15 총선을 일주일 앞둔 8일 오후 충남 서산시 예천동 중앙호수공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이 서산·태안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조한기 후보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을 일주일 앞둔 8일 오후 충남 서산시 예천동 중앙호수공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이 서산·태안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조한기 후보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한기 후보는 “서산·태안 발전과 정치 혁신을 위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성원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며 “지역 발전과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서산·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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