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페니스, 음경염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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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스의 이미지는 밋밋한 직선이다. 일어나도 체구가 변할 뿐 형태는 여전하다. 일자 동굴과 물리적 결합을 위한 요철의 원리 때문이다. 나들이할 땐 그 일자(一 字)가 더욱 뚜렷해진다. 굽히지 않는 꼿꼿한 자세로 일자 위세가 더욱 당당해진다. 하지만 이단의 페니스도 많다.

휘어진 엿가락처럼 몸이 뒤틀려 체형이 삐딱한 놈, 일어서기만 하면 바나나처럼 허리를 구부리며 굽신거리는 놈이 있는가하면 아랫도리에 물갈퀴 옷자락을 입고 불알 주머니 피부에 붙어있는 희안한 놈도 있다. 몸체가 뒤틀린 페니스를 페니스 염전(Penle torsion), 바나나처럼 휜 페니스를 페로니씨병(Peyronie´s disease), 그리고 페니스 아랫쪽 피부와 음낭 피부 사이에 오리 물갈퀴를 달고 있는 놈을 물갈퀴 페니스(Webbed penis)라고 한다.

뒤틀린 페니스는 바나나 페니스와는 사뭇 다르다. 바나나 페니스는 발기된 페니스가 상하좌우로 구부러지지만 페니스 염전은 페니스의 종축(縱軸)을 따라 페니스 몸체가 트위스팅(twisting)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통 페니스의 6시 방향을 기준으로 뒤틀려 돌아간 정도를 가늠한다. 페니스와 음낭피부를 면밀하게 관찰해보면 정중선에 피부 색깔보다 약간 진한 거무스레한 선형(線形) 이음선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태생기의 흔적으로 페니스 하면(下面)과 음낭의 한가운데에 위치한다.

태아의 나이가 9-12주쯤 되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ehydrotestosterone)이라는 남성 호르몬의 조절을 받아 약간 패어 들어간 기다란 요도홈(溝)이 튜브(tube)를 형성, 요도가 완성되면서 양쪽 피부가 서로 만나 합쳐지는데 이때 페니스와 음낭 피부 정중앙 부위에 선상(線狀)으로 이음선이 만들어진다.

이렇듯 페니스의 발육은 요도의 발육과 발생학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요도기형과 페니스 기형이 자주 동반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뒤틀린 페니스는 이 선형 이음선이 정중선에 위치하지 않고 한쪽으로 편중되어 보인다. 이음선이 페니스 뿌리 쪽에서 편중되면 소변의 최종 배설구인 오줌구멍이 같은 방향으로 뒤틀려 있고 이음선의 편중 부위가 귀두에 가까울 땐 오줌구멍의 뒤틀림이 없다. 대개 뒤틀린 정도가 90도 이하지만 180도 까지 돌아가면 위아래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즉 표피소대(페니스 6시 방향에 있는 끈 모양의 피부주름)가 윗쪽을 향한다. 270도 로테이션되면 상하는 물론 좌우까지 뒤틀려 진다. 뒤틀린 방향은 대개(80%) 좌측, 즉 시계 반대방향이며 나머지 20%가 시계방향으로 돌아가 있다. 1857년 베르누이(Verneuil)가 심하게 뒤틀린 페니스를 처음 보고했지만 실제론 약간 뒤틀린 페니스 소지자는 수없이 많다.

다만 섹스 실행에 지장이 없을 만큼 정도가 경미할 뿐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신생 남아의 2.3%가 뒤틀린 페니스이며 이중에서 0.7% 가량이 90도 정도 뒤틀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뒤틀린 페니스는 다른 기형을 동반하지 않거나 뒤틀린 정도가 가벼워 섹스에 하등 불편이 없다면 굳이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180도 이상 심하게 뒤틀려 미용상 문제가 대두되거나 심리적 부담감 또는 열등감을 느끼게 되면 외과적 교정이 필요할 때도 있다.

만일 오줌구멍이 페니스 정수리에 열려있지 않고 페니스 몸통이나 음낭에 열려 있는 요도하열 또는 흉터살띠(색대; chordee)를 동반할 경우엔 수 차례의 수술로 단계적으로 교정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뒤틀린 페니스는 대부분 피부와 요도해면체를 분리해주는 것만으로 그 뒤틀림을 잡을 수 있다. 물갈퀴 페니스는 태생기에 페니스 아랫쪽 피부가 부족하여 음낭 피부가 페니스 아랫쪽 덮개가 되어 만들어진 선천성 기형이며 간단한 수술로 쉽게 교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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