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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이재영·다영, 흥국생명서 한솥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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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함께 뛰게 된 이재영(왼쪽)-다영 쌍둥이 자매. [사진 흥국생명]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함께 뛰게 된 이재영(왼쪽)-다영 쌍둥이 자매. [사진 흥국생명]

배구 코트에서 네트 가운데 놓고 서로 마주 봤던 쌍둥이 자매가 드디어 뭉쳤다. 프로배구 여자부 자유계약선수(FA)인 이재영·이다영(이상 24) 자매가 흥국생명과 계약했다.

FA 된 자매 합쳐서 10억원에 계약 #둘 다 대표팀 주전, 팀워크에 도움

흥국생명은 14일 FA인 레프트 공격수 이재영, 세터 이다영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금액은 이재영이 최대 총액 6억원(연봉 4억원+옵션 2억원), 이다영은 4억원(연봉 3억원+옵션 1억원)이며, 기간은 3년이다.

전 여자배구국가대표 세터 김경희씨의 딸인 자매는 고교(선명여고) 시절까지 같은 팀에서 뛰었다. 2013년에는 나란히 국가대표로도 뽑혔다. 2014년 프로에 입단하면서 갈라졌다. 이재영은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이다영은 2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이재영은 신인왕에 오르는 등 금세 스타로 떠올랐다. 공격력에 수비 실력까지 갖춘 전천후 선수였다. 2016~17시즌에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했는데, 2016년 리우 올림픽(8강),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동메달)에 출전했다.

이다영은 데뷔 초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올스타전 댄스 세리머니로 화제를 모았지만, 승승장구하던 언니와 달리 힘든 시간을 보냈다. 세터로는 큰 키(1m80㎝)가 장점인 그는 경험을 쌓으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7~18시즌부터는 세 시즌 연속 베스트 7(세터)에 이름을 올렸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부임 후에는 대표팀 주전 세터를 맡았고,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에도 힘을 더했다.

자매는 오래전부터 한 팀에서 뛰고 싶어했다. 하지만 팀 입장에서 두 선수를 동시에 데리고 있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 시즌까지 샐러리캡(연봉 총액 제한)이 14억원, 최고 연봉은 3억5000만원이었다. 다음 시즌부터 샐러리캡(옵션 포함 23억원)과 최고 연봉(7억원)이 인상됐다. 자매가 함께 뛸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자매는 여자배구 시청률 고공행진의 주역이기도 하다. 특히 두 선수가 모두 출전한 경기, 즉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맞대결은 지난 시즌 여자부 시청률 상위 10경기 중 4경기나 됐다. 여자배구 최고 인기 선수 둘이 뛰는 흥국생명은 높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한다. 대표팀으로서도 호재다. 대표팀 주전 세터와 공격수라는 점에서 평소 소속팀에서 맞췄던 호흡을 대표팀으로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효경·박소영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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