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청각장애아 입학에 전교 수화 메아리 감동

중앙일보

입력

영국 북동부의 한 초등학교에 청각장애 학생이 입학하면서 학교 전체가 진정한 우정과 사랑의 배움터로 거듭나 감동을 주고 있다.

보청기를 통해 희미하게 소리를 듣는 조슈아 브라이언트(7) 가 링컨셔의 클린턴파크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은 지난해 초. 그의 부모는 선천적 장애인인 아들을 특수학교 대신 일반학교에 입학시켰다.
부모의 의사를 받아들인 학교는 곧바로 브라이언트를 위한 수화전담교사를 임용했다.

이 때부터 학교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교실에는 늘 두 명의 교사가 동원됐다.
교단 한편에 서서 수업 담당교사의 말을 수화와 표정으로 전달하는 마리아 해리슨 교사 덕분에 브라이언트는 다른 학생들과 나란히 앉아 공부를 했다.

급우들은 브라이언트의 질문과 대답을 수화교사를 통해 주고받는 지루함을 참아주었다.
그로부터 1년 여. 처음엔 인사조차 꺼리던 학생들이 브라이언트와의 의사소통을 자유자재로 하기에 이르렀다.

수업시간마다 해리슨 교사의 손 동작을 지켜본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수화를 익히게 된 것이다.
현재는 이 학교 1백90명의 학생 중 절반 이상이 수화를 할 수 있다.

수화교사 해리슨은 "어린 학생들이 브라이언트와 사귀기 위해 서로 앞장서 수화를 배운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놀랐다" 고 말했다.

클린턴파크 학교는 또 브라이언트가 음악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자 수화 합창단을 만들었다.

이 학교 매기 앨런 수석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배운 수화는 평생 그들이 간직해야 할 기술이다.
우리들의 작은 실험은 브라이언트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도 소중한 경험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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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트군은 어머니 파이오나(29) 가 "일곱살배기 아이들이 내 아들에게 이토록 우정을 베풀 줄은 몰랐다" 고 말하는 동안 그 옆에서 두손을 모으며 손짓으로 친구들에게 사랑을 표시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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