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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분만의 효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한양대학교 병원 산부인과에서 1999년 9월 21일 국내최초로 수중분만을 시도하여 성공하였다. 이 과정이 TV를 통해 방영되어 출산을 앞둔 여성뿐 아니라 모든 여성들이 수중분만에 관심을 집중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행해지지 않는 수중분만의 장점과 단점, 이것을 도입했을 때 미치게 되는 파급효과를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선생님의 글을 통해 살펴보자.

수중분만의 장점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 속에서 이완감(relaxation) 및 편안함(comfort)을 느끼는데, 그 이유는 태아시절에 자궁안의 물(양수)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수중분만은 고대부터 시작되었다는 기록들이 있다.

1. 물속에서는 잠기는 신체 부분의 부력에 의하여, 자체 체중에 의한 중력이 감소된다.

2. 감각자극이 감소되어, 신체가 이완 될 뿐 아니라 정신도 편안해 진다.

3. 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진통 억제 효과 (=analgesic effect of water)를 이용할 수 있다.

4. 물속에서는 분만에 대한 두려움 또는 거부감이 감소되어 분만과정에 대한 관심, 및 이해도가 증가한다.

5. 진통 및 분만 시간 감소에 기여한다. 그 이유는 임산부가 아기를 낳기 가장 편리하고 이상적인 "Squtting position", 즉 쪼그리고 앉는 자세를 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6.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여 혈압 상승도 억제된다.

7. 기존 분만 방법에서 사용되었던 조작들이 불필요 한데, 특히 회음절개술이 필요없다. 그 이유는 물속에서는 회음부의 탄성(elasticity)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8. 모체-신생아간의 유대가 증가한다. 분만시 엄마의 편안한 정서가 신생아에게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9. 분만시의 신생아측 입장에서는

  • 급격한 환경 변화가 없는, 즉 따듯한 물에서 따듯한 물속으로의 여행이다.

  • 따듯한 물속에서의 편안함은 신생아 각 장기의 조직화(organization) 를 촉진한다.

  • 물속에서 대부분 눈을 뜬 상태, 사방을 둘러보고, 사지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 물은, shock 및 sensory overload를 완화시켜준다.

  • 빛과 소리의 자극도 기준 분만시 보다 훨신 완화된다.

  • 엄마와의 피부접촉도 수분 때문에 더욱 부드러워 진다.

10. 이러한 여러 장점이외에, 분만을 "가족의 축제"로 만드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도 추가되어야 하겠다.

수중분만의 단점

대표적인 것이 태아의 감염이다. 특히 미국에서 간간히 태아의 감염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수중분만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감염의 위험은 철저한 준비로 막을 수 있으며, 이러한 단점보다는 위에 열거한 장점이 훨씬 많다고 주장한다.

향후 우리나라에서 수중분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것인가 ?

적극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우선 다음의 두가지만...

1. 우선, 제왕절개술을 낮추는데에 절대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병원의 분만 방식은 미국식을 따르고 있다. 즉, 침대에서 누워서 분만하는 방식인데, 실제로 아기를 낳기 위한 가장 좋은 자세는 "Squtting position (쪼그리고 앉는 자세)이며, 이 자세는 수중분만시 자연스럽게 취할 수 있는 자세이다.

현대적인 병원에서의 분만방식을 일부에서는 "분만폭력"이라고 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1970년부터 미국에서는 산모를 침대에 붙들어 두는, 다양한 태아감시기구들이 개발되었고, 이 이후에 오히려 산모들의 자연분만율이 감소되었다. 현재 미국의 제왕절개술율은 20-25%인 반면, 영국등 유럽에서는 10-15% 로서 미국의 약 반밖에 되지 않는다. 같은 서양에서의 제왕절개술율이 이렇게 차이가 난다면 그 이유는 우선 분만방식에서 찾아야 할 것인데, 수중분만등의 자연분만 방법이 보편화된 유럽이 자연분만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제왕절개술율은 약 30-40% 인데, 세계적으로 너무나 높은 수치이다. 다양한 자연분만법이 일반인이나 의사들에게 소개되고 시행되어져야 하겠으며, 또한 이러한 시도들이 다양하게 실행될 수 있도록 "의료보험제도"등에 반영되어야 하겠다.

2. 임산부는 "병원에 분만하러 오는 것이지, 분만당하러 오는 것이 아니다"
현대적 병원에서의 분만방식이란, 임산부가 진통에서부터 분만을 할 때까지 남편과 가족들을 분만실에서 멀리 격리하고 있는데, 임산부는 외로운 공간에서 스스로 공포와 싸우며 아기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 분만후에도 아기를 만지지도 못하게 하며, 아기는 역시 신생아실에서 엄마와 격리되고, 이러한 환경에서는 모유 수유율도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신생아의 격리는, 생후 뇌발달에 필수적인 "엄마와 아기의 정서적 교류"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일이다.

임산부 및 그 가족들이 분만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가족에게 탯줄을 자르는 권리도 양도해야 할 것이다. 분만이란 그 家族史에서 최대의 사건이니 만큼 이것을 "가족의 축제(祝祭)"의 경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족간의 유대는 물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생길수 있으며, 이것은 결국 우리사회에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자연스럽게 확립시켜줄 계기도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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