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석탄발전, LNG보다 초미세먼지 9배 뿜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화력발전으로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석탄 발전보다 미세먼지를 적게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은 국내 석탄발전소 61기와 LNG 발전소 59기의 2018년 전력 생산량과 오염물질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국내 발전소 120곳 실측서 드러나 #값도 싸진 LNG로 전환 속도낼 듯

이 분석에 따르면 전력량 1GWh(=100만㎾h)를 생산할 때 석탄발전은 평균 438.5㎏의 대기환경 오염물질(먼지와 질소산화물 등)을 배출했다. LNG 발전에선 평균 138.1㎏의 대기환경 오염물질이 나왔다.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에선 더 차이가 났다. 전력량 1GWh를 생산하는데 석탄발전은 평균 98.4㎏의 초미세먼지를 배출했지만 LNG 발전은 10.9㎏에 그쳤다. 2017년 이후 준공한 LNG 발전기에선 오염물질 배출량이 대폭 줄어 2000년 이전 준공한 LNG 발전기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소 초미세먼지 배출량 비교

발전소 초미세먼지 배출량 비교

특히 석탄 발전에 오염물질 저감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경우는 문제가 심각했다. 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발전에서 전력량 1GWh를 생산할 때 오염물질은 LNG 발전보다 31.7배, 초미세먼지는 212배나 많았다.

정부는 미세먼지 감축 대책으로 석탄 발전을 LNG 발전으로 전환하는 정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해 9월 이사회를 열고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3, 4호기를 LNG 발전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서부발전은 태안화력 1, 2호기를 대신할 LNG 발전소 신축 부지도 찾는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 발전용 LNG 수입에 붙는 부과금을 24.2원에서 3.8원으로 84% 내렸다. LNG 발전의 비용부담을 낮춰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석탄 발전을 대체하겠다는 취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 에너지 수요가 줄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한 것도 발전용 에너지 전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인 S&P 글로벌플라츠 등에 따르면 세계 3대 천연가스 지표는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다. 3대 지표 중 하나인 북미 셰일가스 헨리 허브 가격은 지난 3일 1열량 단위(MMBtu·25만㎉를 낼 수 있는 가스량)당 1.48달러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천연가스 시장에는 원유와 달리 수요가 줄었을 때 감산을 논의할 수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같은 협의체가 없다. 미국의 발전 연료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월 55%에서 지난달에는 66%까지 높아졌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