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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초 인도계 주지사 나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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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에서 최초의 인도(印度)계 주지사가 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루이지애나주 선거관리위원회는 5일 1차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바비 진달(32)후보가 33%를 얻어 1위, 현 부지사이자 민주당 후보인 캐슬린 블랑코 후보가 2위(18%)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모두 18명의 후보가 나섰던 이번 1차 선거의 1, 2위 득표자는 다음달 15일 최종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이번 주지사 선거는 임기 만료(3회 연임 불가)로 물러나는 마이크 포스터(공화)현 주지사의 후임을 뽑기 위한 것이다.

인도계 청과상 이민자의 2세인 진달 후보는 24세 때인 1996년 루이지애나주의 최연소 주정부 보건부 장관을 지냈고, 2001년에는 부시 대통령에 의해 연방정부 보건후생부 차관보로 지명됐다. 그는 올해 초 선거 출마를 위해 사임했다.

루이지애나 공립고교를 거쳐 브라운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로드스칼라 장학생으로 선발돼 옥스퍼드대에서 석사학위(보건행정)를 따낸 뒤 매킨지 컨설팅의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결선 투표에서 승리할 경우, 아시아계 본토 주지사로서는 두번째다. 최초는 96년 워싱턴 주지사로 뽑힌 중국계 개리 로크다.

일본계가 세번에 걸쳐 주지사를 지낸 하와이주를 포함하면 다섯번째 아시아계 주지사가 된다. 나이로 따지면 둘째로 어린 주지사다.

최연소는 1938년 31세로 미네소타 주지사가 된 해럴드 스트라센이다.

이 때문에 당초 그를 주목하지 않았던 미국 언론들은 뒤늦게 보도 경쟁에 나섰고, 인도는 현재 국가 전체가 들떠 그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인도계 이민자들의 후원금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의 주지사는 정당별 선호도나 지역구가 큰 영향을 미치는 상하원 의원직과 달리 주 전체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아야 하는 자리다. 따라서 중국.히스패닉.일본계가 밀집한 워싱턴.뉴멕시코.애리조나.플로리다.하와이를 제외한 다른 주에서는 그동안 소수계의 당선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흑인도 부지사 자동 승계의 경우(72년 캘리포니아 P B 핀치백 주지사)를 제외하면 89년에서야 더글러스 와일더가 버지니아 주지사로 선출됐을 정도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이와 관련, "이번에 분산됐던 민주당원들의 표가 향후 결선 투표에는 집결될 가능성이 크고, 지역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흑인들의 지지가 전무한 것이 약점이다.

그러나 인도계 주지사가 선출되면 'KKK단'으로 대변되는 이 지역의 인종 차별 이미지를 벗을 수 있다. 따라서 보수성향 백인들의 표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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