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최고의 명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호주 등에서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는 시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설된 ‘쓰레기통 외출 (Bin isolation outing)’ 페이스북 그룹에는 지난 11일(현지시간) 까지 6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입했다.
하루에 올라오는 사진, 동영상, 게시글이 1000~2000개에 이른다.
이들은 화려한 옷과 화장, 특이한 분장을 하고 쓰레기통과 함께 찍은 영상을 올리면서 코로나19로 지친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주 허비 베이에 사는 대니엘라 에스큐가 만든 이 그룹은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된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에스큐는 외출 금지령과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을 준수하는 동안 "유일한 외출이 된 쓰레기통 내놓는 일을 아무렇게나 할 수는 없었다"면서 '쓰레기통 외출'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영화 '겨울왕국'의 엘사 공주를 연상시키는 왕관과 드레스를 입고 쓰레기통에도 치마를 두른 채 '첫 외출'에 나섰다.
이러한 깜찍한 시도에 주위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격려했고, 이에 힘입어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었다.
'쓰레기통 외출'에 대한 네티즌들의 호응은 적극적이며 폭발적이다.
한 여성은 말괄량이 삐삐로 변신했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다른 여성은 카펫을 밟고 우아하게 쓰레기를 내놓았다. 슈퍼맨 가족이 등장했고, 병아리 복장의 아이들도 동참했다. 반려견과 함께 나온 사람도 있다.
현재 네티즌들은 아이언맨, 배트맨, 인어, 마녀, 다스 베이더, 판다, 원더우먼 등 기발한 복장을 하고 찍은 수많은 사진과 영상을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 상상 밖의 엉뚱한 복장을 한 참여자들은 보는 사람들을 더욱 즐겁게 한다. 이들의 아주 특별한 외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에스큐 씨는 "호주는 물론 미국, 캐나다 등 전 세계로 퍼지고 있지만, 바이러스와는 달리 건강한 유행"이라면서 "침울한 분위기에서 이를 통해 웃을 수 있어 고맙다는 격려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