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밤 코로나19로 폐쇄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예수의 고난을 기리는 ‘십자가의 길’ 예식을 주례했다. 이 예식은 초기 기독교 신자들이 순교한 로마 콜로세움 인근에서 매년 성대하게 거행되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장소가 성 베드로 광장으로 바뀌었다.
이날 신자 없이 열린 '십자가의 길' 예식은 1964년 예식이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십자가의 길 예식에 앞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기억하는 '주님 수난 예식'도 거행됐다. 이 예식에는 통상 추기경과 주교, 신자들이 참석하지만, 올해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일부 고위 성직자들, 성가대 등으로 참석자를 최소화한 가운데 치러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전 세계인들을 위로하면서 “이 고난의 시간 동안 모든 사람이 당신의 자비로 위안을 얻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부활절 전야인 11일 밤 '파스카성야' 미사를 주례하고, 부활절 당일인 12일에는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 후 강복 메시지인 '우르비에트 오르비'(Urbi et Orbi·라틴어로 '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를 발표할 예정이다.
모든 미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신자 참석 없이 진행되며, 온라인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