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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코로나검사 너무 안한다"···닛케이 '아베 공수표'에 돌직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의 권위지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이 2일자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검사 실적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단 하루도 2000건 넘은 적 없다" #'하루 8000건'아베 공언 공수표 #"100만명당 검사,獨의 17분의 1" #日내부 "검사 늘리면 의료붕괴" #닛케이 "확대 막으려면 늘려야"

‘코로나 검사 세계에 뒤떨어져…1일 2000건 미만,독일의 17분의 1'이라는 제목의 1면 톱기사에서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일본의 권위지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일자 1면톱 기사에서 일본 정부의 코로나 검사 태세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서승욱 특파원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일본의 권위지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일자 1면톱 기사에서 일본 정부의 코로나 검사 태세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서승욱 특파원

닛케이는 검사 실적이 하루 최고 2000건을 넘은 적 없는 일본의 실태를 지적하며 "감염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제대로 된 대응책을 내놓기위해서는 검사 태세 확충이 불가결하다"고 했다.

닛케이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이 조사한 세계 각국의 '인구 100만명 당 검사건수'를 인용했다.

6000건이 넘는 1위 한국에 이어 호주와 독일 등의 검사 건수가 많았다.

닛케이는 이중 독일(3월 15일 시점에서 2023건)을 거론하며 "117건(3월 19일 시점)인 일본의 검사 건수는 독일에 비교하면 17분의 1 수준"이라며 "일본의 누적 검사 건수는 5만4000건으로, 15일까지 16만7000건인 독일보다 (훨씬) 적다"고 했다.

최근까지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부터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사진은 일본 참의원(상원) 결산위원회에 참석해 의사 진행을 지켜보는 아베 총리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최근까지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부터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사진은 일본 참의원(상원) 결산위원회에 참석해 의사 진행을 지켜보는 아베 총리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는 3월 중에 검사능력을 1일 8000건으로 높이겠다 했지만 실제 검사수가 2000건을 넘은 적이 하루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아베 총리의 주장이 공수표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 사회 내엔 '검사를 많이 해 감염자 수가 늘어나면 병원의 병상이 부족해지면서 의료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그래서 일본 언론들도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조심스러워했다.

일본 내 권위지인 닛케이가 이처럼 대대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례적으로,  '부진한 검사 실적때문에 감염이 확대돼선 안된다.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절박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2일 도쿄에서만 하루 최다인 97명의 감염자가 새롭게 확인되는 등 일본 사회 내부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독일의 경우 무증상 감염자는 집에서 대기하지만, 일본은 감염법 규정때문에 양성으로 확인되면 원칙적으로 입원해야 한다"며 "그래서 그물을 넓히면(검사를 늘리면)입원환자가 급증해 병원이 기능 마비에 빠지고, 의료붕괴로 이어질까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정부가 검사를 주저하는 사이 지방자치단체들도 의료붕괴 등에 대한 우려로 관련 대응을 늦추면서 '감염자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공포만 커지고 있는 셈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손수건으로 코 주변을 닦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손수건으로 코 주변을 닦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관련 질문에 "확실히 (일본의)검사 건수는 적다"고 인정했다. "나도 매일 후생노동성에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계속 말하고 있다”고 했지만 아베 총리는 "일본이 감염자를 감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있지만,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의 화법이 국민들을 더욱 현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부터 1~2주가 갈림길이다”(2월27일)→”지금이 중요한 장면이다”(일주일 뒤)→"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데, (진짜)갈림길이다"(3월28일)등의 표현 때문에 국민들이 불안해 한다는 것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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