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경련제(抗痙攣劑)로 이용되고 있는 토피라메이트(Topiramate)가 본태성 진전(震顫)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태성 진전이란 손, 다리, 머리, 목소리가 떨리는 병으로 가끔 파킨슨병으로 오진되기도 하지만 생활하는데 불편할 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질환이다.
미국 오클라호마 두통-신경센터의 그레고리 코노 박사는 10일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신경학회 연례회의에서 연구발표를 통해 토피라메이트가 본태성 진전 증세를 25-75%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임상실험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코노 박사는 3-51년동안 본태성 진전이 계속되고 있는 11명의 환자(28-83세)에게 토피라메이트를 투여한 결과 6명이 증세가 75% 완화되고 4명은 토피라메이트와 함께 복용하던 다른 약을 끊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코노 박사는 임상실험에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노 박사는 본태성 진전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제대로 평가되지 못해 치료가 소홀하게 되기가 쉽지만 파킨슨병보다 흔하며 사회생활을 파괴하는 질환이라고 지적했다.
본태성 진전 환자의 15%는 직장에서 직무수행이 어려워 일찍 은퇴하고 있다고 코노 박사는 밝혔다.
운동장애 정신과전문의인 로빈 프로스 박사는 다른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본태성 진전환자들에게 치료제가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토피라메이트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프로스 박사는 본태성 진전과 파킨슨병의 차이점은 파킨슨병이 치명적일 수 있는 퇴행성 뇌질환인데 반해 본태성 진전은 신경회로의 장애로 환자는 정상적인 수명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애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