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개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중국 정부가 그동안 막아왔던 외국계 자동차 할부금융사 설립을 허가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중국 시장에서 외국 자동차회사를 막아온 마지막 장애물이 제거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수년간 세계 유명 자동차업체들의 투자로 급속도로 성장해 온 중국 자동차 시장에 또 한차례 거센 태풍이 불 전망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지난 7월까지의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 동기 대비 80% 가량 증가했을 정도다.

FT는 중국 국가은행감독위원회(CBRC)가 지난 주말 세계무역기구(WTO)와의 협정에 따라 외국 자동차 할부금융업의 진출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다만 자산규모가 5억달러(약40억위안)를 넘어야 할부금융사 설립을 허가할 방침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38%를 잠식하고 있는 독일 폴크스바겐을 비롯, GM.포드는 이미 영업력 강화를 위해 할부금융사를 세우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사업자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12억 중국인을 대상으로 차량 판매와 할부 금융을 병행할 경우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자동차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자동차 할부금융시장도 빠른 속도로 덩치를 불려왔다. 지난해까지 5년간 할부금융시장은 무려 2백86배나 급증했다. 하지만 이 수치도 자동차 판매액의 20%에 불과한 실정이다. 선진국의 경우 자동차 구입을 위한 대출규모가 판매액의 80~90%에 이른다. 그만큼 앞으로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이 커질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FT는 그러나 고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점이 할부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보 부족 때문에 대출 심사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어 부실채권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외국계 할부금융사들도 신규 대출을 크게 늘리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