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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재판 출석한 최성해 "진실 말해 장관상 받을줄 알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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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공성룡]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공성룡]

30일 열린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오후 재판에는 증인으로 출석한 최성해(67) 전 동양대 총장에 대한 정 교수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이어졌다. 최 전 총장은 증인신문을 마치며 "정 교수와 친했더라도 이 길을 택했을 것"이라며 "진실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교육부 장관 상을 받을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다양 형태 상장”…상장 관리 공방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및 미공개정보이용) 등 혐의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및 미공개정보이용) 등 혐의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변호인들은 동양대 표창장 발급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앞선 오전 신문에서 최 전 총장이 정 교수의 딸 조민(29)씨가 발급받은 표창장이나 정 교수의 아들 조모씨(24)가 받은 상장에 대해 “정상적이지 않다” “내가 발급한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기 때문이다.

변호인은 2012년 고등학생 A씨에게 수여된 ‘최우수 노력상’ 사본을 제시했다. 변호인 설명에 따르면 이 상장도 동양대 어학교육원에서 최 전 총장 명의로 발급된 상장이다. 상장의 일련번호를 살펴본 최 전 총장은 해당 상장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상장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변호인은 “이런 상장이 나간 건 맞다”며 “A씨도 받았다고 한다”고 되물었다. 이어 “상이 나갈 때의 공문도 있는데 부총장이 전결한 것”이라고 추가로 제시했다. 변호인은 최 총장에게 “(총장이 기억하지 못하는) 이런 다양한 형태의 상장이 나갔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정 교수측은 언론에 보도된 동양대 상장 수여식과 동양대 내부 상장 대장 문서를 대조하며 상장 관리가 부실하게 된 것이 아닌지 재차 물었다. 변호인은 “동양대 상장 대장을 검토해보니 포상 규정과 무관한 위촉장이나 수료증도 상장 대장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최 전 총장은 “원칙대로 해야 하는데, 직인을 찍는 사람이 상장 대장을 잘못 기재했나 보다”라고 일부 관리가 원칙대로 안 됐을 수 있다는 취지의 답을 했다.

뒤이어 이어진 재주신문에서 검찰은 변호인이 사실관계를 잘못 파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동양대 상장 발급은 재학생에게 주는 상장과 외부인에게 주는 상장 등이 따로 관리 됐다”며 “관리하는 부서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상장 대장과 일련번호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 "최 총장, 조 전 민정수석에 양복 선물 하려 해"

조국 전 장관(왼쪽)와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연합뉴스·뉴스1]

조국 전 장관(왼쪽)와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연합뉴스·뉴스1]

변호인은 최 총장이 정 교수 가족과 친분이 있었는지도 계속 물었다. 변호인은 최 전 총장이 조국 전 장관 가족과 몇 차례 함께 식사를하고 안부도 묻는 친한 사이였는지 확인했다. 변호인 신문 내용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의 가족과 조 전 장관 가족은 서울 및 대구에서 만나 식사를 함께했다. 최 전 총장은 조민씨에게 용돈을 챙겨주기도 하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 공연에 초청하기도 했다. 최 전 총장의 아들과 조민씨가 한 차례 따로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변호인은 최 전 총장이 정 교수와의 친분 관계를 쌓으려 한 정황도 설명했다. 변호인은 조 전 장관이 민정 수석에 취임했을 무렵의 일을 이야기했다. 변호인은 최 전 총장이 정 교수에게 취임 축하를 전하며 "양복을 한 벌 해 주려 재단사를 집으로 보내려고 한다"고 말 했다가 거절당한 적 있는지 물었다. 최 전 총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변호인 측은 최 전 총장이 정 교수를 통해 학교 재정 문제나 국가 지원 사업 등을 청탁하려 한 적 없는지 물었다.

최성해 “정 교수와 친했더라도 이 길 택했을 것”

재판부는 재판이 끝나갈 무렵 최 전 총장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보라”고 발언 기회를 줬다. 최 전 총장은 “제가 무엇을 노리고 거짓말을 왜 했겠냐”라며 “그런 소문은 일축할 수 있고, 교육자로서 양심은 속이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아무리 정 교수와 친하다고 해도 저는 이 길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듣는 말들이 너무 힘들었고, 진실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저는 솔직히 교육부 장관한테 상을 받을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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