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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열리지 않으면, 류현진·김광현·추신수는 어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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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메이저리그(MLB)가 축소 운영되거나 최악의 경우 올 시즌이 아예 취소될 수도 있다. 코리언 메이저리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에게는 안타까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지난달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훈련하고 있는 류현진. [USA투데이=연합뉴스]

지난달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훈련하고 있는 류현진. [USA투데이=연합뉴스]

AP통신 등 외신들은 지난 27일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시즌 단축·취소에 따른 운영 방안 등에 대해 합의해 구단주 회의를 거쳤다고 전했다. MLB 사무국은 만약 올 시즌이 취소된다고 해도 서비스 타임(등록일수)을 인정하기로 했다. 서비스 타임을 3년 채우면 연봉조정 자격, 6년을 채우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또 원래 MLB 선수들은 정규시즌이 시작돼야 급여를 받지만, 올해는 개막이 미뤄졌어도 4, 5월 급여를 받기로 했다. MLB는 이를 위해 1억7000만 달러(약 2000억원)의 돈을 쓰기로 했다. 그러나 만약 시즌 전체가 취소되면 선수들이 6월 이후의 연봉을 포기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MLB 사무국은 올 시즌 일정이 원래대로 치러질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 그리고 시즌 자체가 치러지지 못할 수도 있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상황은 코리안 메이저리거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류현진의 경우 전성기의 1년을 날릴 수 있다. 류현진은 지난해 12월 4년간 8000만 달러에 토론토로 이적했다. 이는 토론토 구단 사상 3번째로 큰 규모의 계약이었다. 토론토 구단이 올해 류현진에게 거는 기대는 상당했다. 만 33세인 류현진이 토론토에서 보내는 4년 중 올해가 가장 전성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좋은 2020시즌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29일 "올 시즌이 줄어들면 토론토는 류현진을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이 3시즌 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2020년에 등판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류현진은 아직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것)를 우려할 선수가 아니다. 구속에 의존하는 유형도 아니다. 그러나 토론토는 올해와 내년의 류현진에 더 큰 기대를 걸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범경기. 1회초 선발 등판한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범경기. 1회초 선발 등판한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광현은 올해 MLB 시범경기에서 4경기 연속 무실점하고, 8이닝 동안 탈삼진 11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0을 기록해 5선발이 유력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남은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개막 일정도 점점 늦춰지면서 본인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선발 투수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지난달 오른쪽 팔꿈치 힘줄 통증으로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제외돼 최소 한 달 이상 재활 진단을 받았는데, 개막이 5월로 미뤄지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김광현과 5선발을 놓고 경쟁했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도 앞서가는 모양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김광현은 롱릴리프로 뛰다가 선발 로테이션에 이상이 생기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라며 "선발 경험이 있는 마르티네스가 시즌 개막이 연기되는 변수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12월 세인트루이스와 2년 총액 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만약 올 시즌이 취소된다면, 김광현이 빅리그에서 자신을 보여줄 기회는 1년만 남게 된다. 내년 활약에 따라 계약 연장이 될 수 있지만, 빅리그에 적응하고 실력을 보여주기에 1년은 짧은 시간이다.

지난달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타격 훈련하고 있는 추신수. [AP=연합뉴스]

지난달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타격 훈련하고 있는 추신수. [AP=연합뉴스]

추신수에겐 올 시즌이 특별하다. 텍사스와 7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2014년 텍사스와 7년(2014~20시즌) 총액 1억3000만 달러(1586억원)에 계약했다. 올해 그는 텍사스 선수 중 가장 많은 연봉(2100만 달러·256억원)을 받는다.

올해가 텍사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해일 수 있기 때문에 추신수는 어느 때보다 시즌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그런데 개막이 미뤄졌고, 자칫 전 시즌이 취소된다면 그에겐 유독 안타까운 시간이 될 것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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