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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씨병이 히틀러 몰락 불렀다

중앙일보

입력

파킨슨씨병 발병이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국제 파킨슨씨병 학술회의 석상에서 한 연구팀은 이 독재자가 파킨슨씨병을 앓고 있었으며, 이로인한 정신적 경직성으로 인해 지난 1944년 단행되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 D데이에 민첩하게 대처하지 못해 몰락을 재촉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신경과 전문의 톰 허튼 박사는 "히틀러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파킨슨씨병 증상을 앓았으나, 그의 보좌진들은 이같은 사실을 비밀에 부쳤다"고 말했다. 그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히틀러는 10년동안이나 파킨슨씨병으로 인해 고통받아 왔던 데다 끊임없이 급박한 정보들에 접하게 되면서 정신적으로 혼란한 상황에 빠지고 판단력이 흐려져 상륙작전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적절한 명령을 내리지 못했고, 결국 처음에 노르망디 해안으로의 군사력 이동을 승인하지 않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히틀러는 연합국측이 칼레를 통해 공격을 감행해 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킨슨씨병은 40세 이상의 냠성 및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쳐 신경계에 퇴화를 수반하는 질병이다.그러나 전체 환자의 10% 정도는 40세 이전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병이 발병되면 증상이 느린 속도로 진전되면서 팔이나 다리가 떨려오고, 근육이 경직되며, 운동능력이 현저히 저하된다. 또 전체 파킨슨씨병 환자의 3분의 1 정도는 노인성 치매로 진전된다. 파킨슨씨병 환자는 결국 폐렴이나 요도감염, 압통(pressure sores), 패혈증, 뇌졸중 등 2차 감염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된다.

파킨슨씨병은 케미컬 도파민을 생성시키는 신경세포가 괴사하면서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미컬 도파민은 신경계 주위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허튼 박사는 연구보고서에서 "히틀러가 노르망디 공격에 대해 즉각 적절한 반격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은 파킨슨씨병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경직되어 있었던 데다 민첩한 사고능력(shifting concepts)에 장애가 따랐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美 텍사스 신경연구교육센터에 재직중인 허튼 박사는 지난 1944년에서 1945년에 이르기까지 히틀러를 치료했던 관계자들의 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이같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히틀러를 치료했던 관계자들은 "히틀러가 유연하게 생각하는 능력을 상실했다"(described him as having lost "his mental flexibility")는 기록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BBC, http://news.bbc.co.uk/hi/english/health/default.htm : 1999년 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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